현대차·기아 美 10월 기준 역대 매출
하이브리드 판매량 증가가 효자
10월 하이브리드 현대차 74% 기아 52%↑
투싼 HEV·카니발 HEV 등 인기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10월 기준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면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한 덕분이다. 반면 같은 기간 도요타는 부품 결함에 따른 인기 차종 출하 중단 영향으로 판매량이 5%가량 감소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지난 1일(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0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7만1802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또다시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가 10월 기준 신기록을 세운 것은 올해로 3년째"라고 말했다.
매출 확대를 이끈 차종은 하이브리드(HEV)였다. 지난달 현대차의 HEV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74% 증가한 1만2979대를 기록했다. 싼타페 HEV(93%), 투싼 HEV(110%)가 선두를 이끌었다. 특히 투싼 HEV는 역대 월간 최고 판매 기록을 세우며 6709대 팔렸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도 6903대로 전년 대비 21% 늘었다. 특히 GV70과 GV80 크로스오버는 역대 최대 판매량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기아도 10월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기아 미국 판매량은 6만8908대로 전년 대비 16% 성장했다. 전동화 라인업 판매 비중이 18%에 달했다. 10월 미국에서 팔린 기아 차량 5대 중 1대는 친환경차였다는 의미다. 순수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HEV의 판매가 각각 전년 대비 70%, 65%, 49%로 두 자릿수 고른 성장을 보였다. 올해부터 판매를 시작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과 카니발 HEV가 각각 2000대 가까이 팔리며 친환경차 확대를 이끌었다.
반면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오히려 감소했다. 10월 도요타 미국 판매는 15만9370대로 전년 대비 5.5% 줄었다. 같은 기간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판매도 2만6559대로 2.3%가량 감소했다.
미국 내 인기 차종인 도요타 그랜드 하이랜더와 렉서스 TX 등 2개 차종이 에어백 결함 문제로 미국 내 판매가 중단된 영향이다. 지난 6월 도요타와 렉서스는 2개 차종에 대해 자발적 리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생산과 인도를 중단했다. 10월부터 생산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전체 판매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도요타 주력 시장인 미국 HEV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점이 유의미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미국 HEV 전체 시장 판매량은 127만1000대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도요타가 시장점유율 58%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현대차·기아 점유율도 11.5%로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현대차·기아 점유율은 한 자릿수였다. 10월 월간 기준 현대차·기아의 HEV 판매량은 2만1679대로 월간 역대 최대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전체 판매에서 HEV 판매 비중도 14.7%로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10월 미국의 신차 판매량(계절 조정 연간 비율·SAAR)은 1580만대로 전년 대비 8%가량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이 가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차량 구매를 꺼리면서 판매 증가가 다소 정체됐다. 반면 최근의 금리 인하와 주식시장 상승은 신차 시장을 수요를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신차 시장에서 HEV 차량은 여전히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미국 HEV 시장의 절대 강자인 일본 브랜드(도요타·렉서스·혼다)와 현대차·기아의 경쟁은 심화할 전망이다. 파커 CEO는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일시적인 시장의 약세를 확인하긴 했지만 현대차 브랜드는 여전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선거 등 다른 변수들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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