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인구 급감, 성장·재정에 부정적"
"외국인력 활용, 생산가능인구 확충 옵션"
인구전략기획부 출범 준비에 박차
유혜미 대통령실 초대 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은 21일 "아이를 돌보는 일차적 책임은 엄마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40대 워킹맘'으로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든지 묻자 "(사회가) 일을 하면서 아이도 돌보는 게 엄마의 책임이라 생각하고 저도 예외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인 유 수석은 거시경제학자로 초등학교 6학년 남매 쌍둥이를 둔 워킹맘이다.
유 수석은 "(일과 육아) 두 가지를 100% 해내긴 어렵다"면서 "아이에게 구멍이 있는 것 같고, 저도 일을 100% 못하는 것 같고 양쪽으로 좌절감이나 죄책감이 들 때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는 대학 교수라 상대적으로 유연한 대처가 가능했는데 정시 출퇴근을 하는 근로자에게는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 일·가정 양립에 어려움 처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 해소가 (제가) 기여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수석은 저출생 대응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대응 문제가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풀기 어려운지 인식하고 계신다"며 "처음 만났을 때 '이 문제는 수학 난제를 10개 합친 것만큼 어려운 문제고, 풀 수 있으면 노벨상감이지만 그래도 우리 포기하지 말자, 열심히 잘해보자'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유 수석은 저출생 대응뿐만 아니라 생산가능 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앞으로 약 50년 후인 2072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30%가량 줄어들고, 고령 인구 비중이 생산가능인구보다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런 상황에서 현재 시스템이 그대로 작동할지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인구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어떻게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지 모색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3000만 시대 오면 성장잠재력 꺾일 것"
인구 3000만명 시대가 오면 어떤 변화가 생기냐는 질문에는 "중요한 변화는 성장·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며 "성장잠재력이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수석은 "성장하려면 노동이란 자원이 필요한데 노동력이 줄어드니 생산이 줄어든다"면서 "인재한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것이 혁신의 기반이 되는데 인재풀이 줄어드니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어려운 세상이 된다. 성장잠재력이 훼손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니 이들을 부양하기 위한 재정부담이 점점 커지고, 감당할 수 없는 위기에 몰린다"면서 "중요하고도 심각한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유 수석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외국인력 활용을 꼽았다. 그는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급감하는 상황에서 외국 인력 활용이 인구 확충에 한 가지 옵션이 될 수 있다"며 "현재는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며 단기적으로 노동 공급이 부족한 부분에 외국 인력이 상당히 기여하고 있는데, 보다 중장기적으로 외국 인력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유치할지, 또 외국인 입장에서 볼 때 우리나라가 얼마나 매력적인 옵션이 될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 수석은 "인구전략기획부가 빨리 출범해야 저출생 위기 대응뿐 아니라 인구구조 변화 속에 미래 경쟁력 제고 위한 전략 어떻게 짤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면서 "여야 간 이견 많은 법안도 있는데 정부조직법 개정안이나 저출생기본법 개정안은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타협해서 좀 더 일찍 처리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며 "법 통과되면 3개월 안에 출범하게 되는데 저희는 인구부가 언제든 통과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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