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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엔 캐리 트레이드의 질서정연한 청산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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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주가폭락 日통화정책도 한몫
세계는 금리인하 불가피한 상황
급격한 변화 오면 금융질서 혼란

[논단]엔 캐리 트레이드의 질서정연한 청산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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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 기업 머스크는 미국 경기침체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머스크는 컨테이너 물동량 회복력에 놀랐다며 향후 몇 분기 동안 이 회복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전 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징후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 3.0%를 하회했다. 9월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는 확실해 보인다. 8월 초 주가 폭락은 경기침체 공포가 방아쇠를 당겼으나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와 이에 따른 금융 시장의 과민 반응도 한몫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완벽하지 않기에 캐리 트레이드가 일어난다. 대표적으로 일본 엔을 사용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있다. 통상 엔화와 다른 통화 사이에는 환율 차에 의한 손실이 날 확률이 낮다는 판단으로 투자자는 엔 캐리 트레이드를 활용한다. 지난 4월 말 엔화 가치가 심리적 저항선인 ‘1달러=160엔’을 뚫고 6월에는 162엔까지 떨어졌다. 38년여 만에 최저치였다. 그러던 엔화가 1달러당 140엔대까지 오르자 금융 시장은 엔 게리 트레이드 청산의 기억을 소환했다. 일본은행이 7월31일 기준금리를 연 0~0.1%에서 0.25%로 인상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자 아시아 증시는 대폭락했다.


일본은행 부총재는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나섰다. 금융자본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엔화 약세 시기엔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가 인기였다. 당시 호주와 뉴질랜드의 기준금리는 6~7%로 제로 금리인 일본과는 금리 격차가 벌어졌다.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앞다투어 해외에 투자했다. 이들은 엔화를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로 환전해 적극적으로 국경을 넘어 투자를 시작했다. 이들이 엔화 가치를 20엔 정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엔 캐리 거래 규모가 23조4000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헤지펀드 같은 투기 세력은 엔 캐리 트레이드를 자극하는 큰손이다.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투기 세력의 엔화 포지션을 따로 집계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와타나베 부인의 위세도 엔 캐리의 위력도 크게 위축되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2022년 다시 찾아온 41년 만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미·일 간에 금리 차가 벌어졌다.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졌고 엔 캐리 거래는 되살아났다. 지난 4월 HSBC는 일본은행이 2025년 말까지 정책 금리 목표를 세 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었다. 금리가 여전히 낮은 일본과 달리 주요국 중앙은행은 대부분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거나 곧 내릴 태세다. 금리 인하가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가 되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때는 지금 생각해봐도 아찔하다. 일본인들은 과거 버블경제 때 싸게 대출해 외화로 사들였던 해외 자산을 팔아서 엔화로 바꾸었다. 바꾼 엔화는 재건 비용으로 사용되어 엔고 현상이 발생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를 썼던 병원이나 개인들이 파산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병원들은 대출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국내 은행에서 대출받는 대신 엔화를 빌렸다. 일본의 금리 인상이 추세적이고 세계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면 그런 상황이 천천히 발생하는 것이 세계 금융질서를 위해 중요하다고 하겠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기준금리가 내년 말까지 평균 1.55%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하와 자산 시장의 변화에 모든 이의 눈길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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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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