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8월 국회 본회의 통과 목표
경매차익 활용 정부안 최종 조율
여야가 이달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이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막판 조율에 나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사기 피해 주택 경매를 통해 남는 차익으로, 전세사기 피해자의 임대료를 지원하는 정부안이 논의된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와 1년 만에 개정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9건을 상정해 논의한다. 다음 날 국토위 전체회의를 거쳐 28일 본회의 통과를 계획하고 있다.
여야는 전사세가 피해자 지원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여왔으나 피해가 끊이지 않자 법안 처리를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7월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이후 1년간 정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 수는 2만명에 달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해자도 8명이나 된다.
민주당은 지난 5월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식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선구제 후회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보증금 반환채권을 우선 사들여 보증금 일부를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매각(경·공매 등)해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폐기됐다.
정부는 야당의 강행군에 맞서 LH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경매에서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할 때 임대료를 지원하는 안을 내놨다. 공급 대상은 해당 주택의 전세사기 피해자를 우선으로 하며 경매 차익을 임차료로 지급해 최장 10년간 무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피해 세입자에게 현금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민주당은 이 같은 임차료 지원이 같은 맥락의 지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당정과 야당의 절충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법을 적용받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설득하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특별법 제정 당시부터 선구제 후회수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사인 간 계약에서 발생한 손실을 구제한 전례가 없다며 선을 그어 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직접 나서 온라인 설명회를 두 차례 여는 등 정부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토법안소위에서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및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 등도 논의될 예정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구하라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들을 최대한 많이 합의 처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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