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속적인 실적 개선에 힘입어 국내 증시에서 사라진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에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전날 96만원에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3.45% 상승한 가격으로 장중 한때 97만9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회사 주식은 지난해부터 계속 70만~90만원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박스권'에 갇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2분기 잠정실적 공개를 기점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맞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년 동기 대비 33.6% 증가한 2분기 매출 1조1569억원을 신고했다. 상반기에만 2조103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제약·바이오 업계 사상 첫 '연 매출 4조원'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영업이익도 2분기 434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8%에 달했다.
실적이 공개된 지난달 24일 84만5000원으로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달 30일 장중 96만원까지 상승하며 황제주 등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5일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블랙 먼데이'를 겪으면서 이 회사 주식 역시 장중 한때 85만3000원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투심이 회복하면서 빠르게 하락 폭을 만회하고 추가 상승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4.2%만 더 상승해 100만원 고지에 오르면 국내 증시에서 유일한 황제주가 된다. 과거 삼성전자, LG생활건강, 남양유업, NC소프트 등도 황제주에 올랐었지만 모두 액면분할이나 업황 부진 등을 이유로 사라졌다. 국내 종목 중 지난해 9월 에코프로를 마지막으로 황제주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2021년 8월 꾸준한 실적 증가와 바이오 업황 개선에 힘입어 장중 한때 104만7000원을 기록하며 황제주에 잠시 올랐었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이 더 개선될 경우 황제주 등극 이후에도 추가적인 상승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진다.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공장 생산용량(24만ℓ) 규모의 4공장이 올해 안으로 완전한 '풀 가동'에 들어가고,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이 연내 완공하는 등 생산 역량 확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2조5399억원에 달하는 수주에 성공하는 등 늘어나는 용량을 채울 수 있는 계약들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연내 통과가 예상되는 미국의 생물보안법을 통한 대 중국 규제 흐름까지 이어질 경우 반사 수혜를 통한 수주 확대까지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도 일제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승민 미래에셋 연구원은 "앞으로의 추가적인 신규 수주는 코로나19 기간부터 이어져 온 주가 박스권을 돌파할만한 방아쇠가 될 수 있다"며 이 회사 주식의 목표주가를 110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이 125만원의 주가를 제시하는 등 16곳의 증권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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