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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칼럼]육사, 홍범도 흉상 이전 여부 결론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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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칼럼]육사, 홍범도 흉상 이전 여부 결론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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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업적과 가치를 담은 예술작품이 있다. 동상이다. 고대 동상은 역사적인 사건, 신화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현대에선 문화와 종교, 철학적인 가치도 전달하고 전쟁의 영광과 영웅을 알리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이 대표적이다. 동상이 처음 세워진 건 1952년이다. 서울 광화문의 충무공 동상보다 16년이나 앞선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북원로터리에 있다. 당시 국내에서 가장 앞선 주물 기술을 보유했던 해군 조함창(현 정비창)이 만들었다. 높이 4m 82㎝, 너비 1m 40㎝로, 제작 당시만 해도 국내 최대 규모였다. 창원시 근대건조물 제1호로 지정됐다. 이 동상은 이후 우리나라 대형 충무공 동상 제작의 본보기가 됐다.


정부가 나서서 동상을 만들기도 했다. 1968년 ‘애국선열 조상건립위원회’를 구성해 위인 15기의 동상을 세웠다. 만들어진 동상의 주인공은 강감찬 김대건 김유신 사명대사 세종대왕 신사임당 원효대사 유관순 윤봉길 이순신 이이 이황 을지문덕 정몽주 정약용이었다. 해외에도 세종대왕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한국인이 많이 다니는 LA 시티칼리지(LACC)다. 지난해 한글날(10월 9일)을 앞두고 세워졌다. 미국 내 공립대학으론 최초다.


과학자들의 동상도 있다. 대전 유성구 장대동에 위치한 카이스트(KAIST) 다리엔 흉상 7개가 있다. 대덕 특구 소속 9개 기관이 뽑은 과학자들이다. 유전육종학자 우장춘 박사, 동의보감 저자 허준, 우리나라 최초 화약 개발자 최무선, 조선 시대 과학자 장영실, 천문기상학을 개척한 이원철 박사, 카이스트 초대 및 6대 원장을 역임했던 이상수 박사, 국내 최초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 개발의 주역인 최순달 박사다. 끝자리는 비어 있다. 앞으로 나올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의 자리다.


동상은 설립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되기도 한다. 경북 칠곡군 다부동의 백선엽 동상 건립, 광주 양림동의 정율성 동상 훼손 등이다. 서울시의 이승만 초대 대통령, 대구시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놓고도 시끄럽다. 보수·진보 진영은 동상을 놓고 날카로운 찬반 주장을 내세운다. ‘이념 대결’이다.


군도 마찬가지다.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흉상'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설치됐는데 지난해 “공산주의 논란이 있는 인물”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을 문제 삼으며 흉상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관직에 임명되자 주장은 수그러들었다. 지난해 11월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흉상 이전이 쉽지 않다고 했다.


같은 정부지만 장관마다 뜻이 다르기도 하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홍범도 장군을 예우하는 데 있어 티끌만큼의 소홀함도 없을 것"이라며 이전을 반대했다. 반면 후임인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후보자 인사청문에서 "홍범도 장군은 행적과 관련해 여러 논란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는 육군사관학교가 결론을 내야 한다. 1년이 넘도록 여론 수렴 중이라지만 핑계일 뿐이다. 여론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장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라면 떳떳하게 결론을 내야 한다. 생도들과 장교들 앞에서 당당해야 한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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