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내릴 때 수익 지키는 통신주
실적 안정성에 AI 성장성 더해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매력적"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방어주인 통신주가 주목받고 있다. 하반기까지 견조한 실적이 예상돼 전체 지수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사업영역 확장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통신업 지수는 전날 종가 기준 403.55를 기록하며 최근 한 달간 4.31% 올랐다. 같은 기간 10.38% 급락한 코스피와 대조된다. 개별 종목을 보면 SK텔레콤(6.01%), KT(3.99%), LG유플러스(0.41%) 등이 견조한 모습이다.
지난 6일 통신주 대표 기업인 SK텔레콤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로 4조4224억원, 영업이익은 53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16.0% 증가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 노력을 실적으로 증명해내며 남은 하반기 이익에 대한 시장 기대치의 추가 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리스크 요인이 관찰되지 않아 매우 편안하다. 지금과 같은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부담 없이 매수해 볼 만하다"며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안정적인 실적을 꾸준하게 내는 통신주는 코스피가 부진할 때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은 방어주로 분류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신주는 위기에 강할 수 있다"며 "지수가 급등락한 후 하락 흐름을 형성한 다음에는 통신주가 대체로 강세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통신주가 방어적 성격이 있는 것은 2020년 이후부터 꾸준히 연평균 10%가량의 안정적인 이익 개선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기반한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 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양호한 실적이 확인되는 기업은 지수의 움직임과 무관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통신사들의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더해 AI 서비스에 기반한 새로운 성장 동력도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솔루션을 공공·금융·제조 영역에 공급해 연 매출 600억원 이상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KT는 특정 산업 영역에 효과적인 버티컬 AI와 다중 거대언어모델(LLM)로 사업 경쟁력을 키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 또한 AI 솔루션 기업인 포티투마루에 100억원의 지분 투자를 통해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 업종은 기존에 갖고 있던 수익 안정성을 기반으로 AI를 통한 성장성을 더해가고 있다"며 "AI는 내부 비용을 줄이고 기업 간 거래(B2B)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통신 사업자에게 AI 시대는 사업 영역을 넓히는 좋은 기회"라며 "그동안 중립적이던 통신 업종 투자 의견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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