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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對 反엔비디아…대만서도 엇갈린 행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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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TSMC 별도 일정
AMD CEO 기조연설 때
MS 등 파트너사 무대 호명
삼성전자와 협력 가능성도
퀄컴 CEO도 "우리는 원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고 있는 ICT 전시회 ‘컴퓨텍스 2024’에 참가한 세계적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크게 엔비디아와 그 외 다른 기업들, 이렇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선 대만에서도 사실상 엔비디아와 반(反)엔비디아 연대가 형성돼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와 TSMC가 동맹을 형성했다면, 가속기에서 경쟁하는 AMD는 삼성전자의 3㎚(1㎚=10억분의 1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반도체를 구입할 가능성에 "가장 앞선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행사에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점에서 대만 IT기업들과의 협업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중요한 과제가 됐다.


엔비디아 對 反엔비디아…대만서도 엇갈린 행보 지난 3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리사 수 AMD CEO와 엔리케 류레스 hp CEO가 나란히 연단에 올라 서로 간 협력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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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컴퓨텍스의 공식 개최장소인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관에선 팻 겔싱어 인텔 CEO가 기조연설을 했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난강전시관이 아닌, 별도 장소로 그랜드 하이라이 타이베이 호텔을 빌려 같은 날 오후에 취재진 간담회를 한다.

엔비디아의 단독 행보는 컴퓨텍스가 열린 기간 내내 이어지고 있다. 앞서 AMD, 퀄컴이 전날 난강전시관에서 CEO 기조연설 일정을 소화한 반면, 엔비디아는 황 CEO의 기조연설을 지난 2일 국립대만대학교 스포츠센터에서 별도로 열었다. 앞으로도 황 CEO와 엔비디아는 이와 비슷하게 남은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규모, 입지가 다른 경쟁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같은 무리에 섞이지 않고 따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스스로 돋보이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도 읽힌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이용하지 않는 난강전시관은 반(反)엔비디아 기업들의 주무대가 되고 있다. AMD, 퀄컴 등이 자신들과 협력하고 있는 파트너사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며 ‘동맹’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마치 엔비디아 보란 듯이 CEO의 기조연설 때 파트너사의 CEO들을 무대 위로 불러 서로 포옹하거나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친밀한 관계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엔비디아 對 反엔비디아…대만서도 엇갈린 행보 지난 3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리사 수 AMD CEO와 파반 다불루리 MS 윈도우-디바이스 부사장이 나란히 연단에 올라 서로 간 협력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날 연단에 오른 리사 수 AMD CEO는 마이크로소프트(MS), HP, 레노버, 에이수스 등 AMD의 파트너사 대표들을 무대 위로 호명했다. 모두 AMD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능 노트북용 프로세서 ‘라이젠(Ryzen)’을 자사 제품에 탑재한 회사들이다. 수 CEO의 연설 도중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영상 메시지에서 "PC부터 현재 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컴퓨팅 플랫폼으로 뻗어간 AMD와의 깊은 파트너십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파트너사들의 등장은 바로 앞서 수 CEO가 새로운 AI 칩 ‘인스팅트 MI325X’를 연내에 출시하겠다고 한 발표에 힘을 실어주면서 현장에 있던 청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퀄컴도 파트너사들을 불러 모았다.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는 연단에서 MS, 에이수스, 에이서, hp 대표들을 불렀다. 아몽 CEO는 이들과 코파일럿+ PC 등 합작 신제품을 많이 만들어냈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린 하나의 팀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를 겨냥해 연대한 경쟁사들의 공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 AMD, 인텔, 메타, MS 등 엔비디아를 제외한 빅테크는 최근 ‘프로모터그룹(Promotor Group)’이라는 새로운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AI 작업에 사용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AI 가속기가 서로 통신할 때 따라야 할 ‘개방형 표준’을 만드는 모임이다. AMD, 인텔 등 이 모임에 합류한 많은 기업이 컴퓨텍스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엔비디아 對 反엔비디아…대만서도 엇갈린 행보 지난 3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 중 루카 로시 레노버 인텔리전트 디바이스 그룹 대표와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연단에서 나란히 서서 엄지손가락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각 사들이 협력하고 있는 파트너사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퀄컴과 ARM의 연설에선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연구개발실장(부사장)이 각 사의 영상에 나와 "갤럭시 AI 등 함께 새로운 기술들을 많이 구현해냈다"며 "협력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AMD의 수 CEO가 한 기자회견에서도 삼성전자가 언급됐다. 기조연설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시사했다. "AMD가 삼성전자의 3㎚ GAA 기술 반도체를 구입할 계획이 있냐"라는 질문에 "가장 앞선 기술 사용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당연히 3㎚, 2㎚와 그 이상을 사용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타이베이=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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