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구상
일제시대 다리 지지 시설에서 시작돼
사유지 거쳐 서울 한중심 인공섬으로
국내외 건축가 7인 경쟁, 최종작 선정
서울 중심에 위치한 인공섬 ‘노들섬’은 수년간 개발과 변화를 거듭해왔다. 2019년부터 복합문화공간으로 쓰이고 있던 노들섬을 오세훈 서울시장은 ‘글로벌 예술섬’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는 노들섬을 뉴욕의 ‘베슬’, 스페인 세비아의 ‘메트로폴 파라솔’처럼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국제설계공모를 받았다.
지지 시설에서 문화 공간이 되기까지
노들섬은 1916년 조선총독부가 한강인도교 건설 공사를 시작하면서 다리 지지 시설로 만든 인공섬이다. 당시 이름은 ‘중지도’였다. 광복 이후 1960년대 중반까지 이곳은 시민들이 찾는 유원지로 이용됐다. 1968년부터 한강개발계획이 시작되면서 노들섬의 모래는 강변북로를 세우는 데 쓰였다. 이때 훼손된 모래밭에 강물이 들어오면서 섬이 됐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듬해 한강개발관광(진흥기업)이 노들섬을 매입해 섬의 크기를 확장하면서 현재의 노들섬이 만들어졌다. 사유지였던 이곳을 2005년 서울시가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위해 매입했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펼치던 오 시장은 본격적으로 노들섬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오페라 하우스 건설을 두고 막대한 비용, 생태계 보전 등 문제가 대두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좌초를 거듭하던 개발 계획은 2011년 오 시장이 사퇴하면서 무산됐다. 전임 박원순 시장은 2015년부터 공모를 시작해 2019년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이 완공됐다.
오 시장은 재임 후인 지난해 2월,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공공 분야 디자인 혁신 시범 사업을 노들섬에 최초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특색있고 상징적인 혁신 건축물을 짓기 위해 규제를 풀고 행정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노들섬, '제2의 베슬' 될 수 있을까
서울시는 지난해 4월 국내외건축가가 제출한 기획디자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2월 국제설계 공모에 돌입했다.
노들섬 국제지명설계공모에 참여한 건축가는 총 7명이다. 해외 건축가로는 뉴욕의 랜드마크 ‘베슬’로 잘 알려진 토머스 헤더윅(영국), 스페인의 메트로폴 파라솔을 설계한 위르겐 마이어(독일)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의 건축가 BIG(덴마크)가 있다. 국내에서는 ‘포라운드 테이블’을 설계한 강예린+SoA, 울릉도 코스모스리조트를 설계한 김찬중, 광진숲나루 전망대 ‘자라나는 숲’의 나은중·유소래, 구산동 도서관 마을을 건축한 신승수씨가 참여했다.
서울시는 최종 설계안을 선정해 시민 선호도 조사 등을 거쳐 설계 작업에 착수한다. 지상부는 기존 건축물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 콘셉트로, 기단부는 한강 수위변화에 순응하는 입체 수변조망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또 수변부는 문화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수상 예술무대 등으로 구성한다. 내년 12월까지 미디어시설물, 수상예술무대 등을 조성한 후 2027년까지 공중보행로 및 전망대 등 중장기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총 공사비는 2557억원, 공사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8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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