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만 포스코홀딩스 AI로봇융합연구소 센터장 강연
"지루하고 더럽고 위험하고 어려운 이른바 ‘4D 작업’은 사람과 AI의 앙상블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업은 AI를 통해 비용은 낮추고 품질과 효율성, 안전성을 높이는 시대를 맞고 있죠."
이덕만 포스코홀딩스 AI로봇융합연구소 AI 엔터프라이즈 연구센터장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서 AI가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AI 혁명은 우리를 파괴적인 혁신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은 산업계에서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강과 같은)전문 산업분야의 노하우는 ICT의 새로운 기술을 만났을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사물인터넷(IoT)기술은 스마트 센싱 분야에서 초연결을 일궈 내고 있고 빅데이터 축적을 통한 분석은 정교해지고 있다. AI는 기존보다 더 효율적으로 공정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2015년부터 스마트 제철소 전환을 추진했다. 스마트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을 통해 전 공장의 데이터를 수집, 정형화한다. 또 IoT, 빅데이터, AI 등 활용해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최적의 공정 조건을 내놓고 제어한다. 포스코는 수작업으로 진행됐던 용광로 관리를 자동화하기 위한 스마트 고로 기술력 강화에도 매진했다. 2016년부터 단계별로 스마트 팩토리를 고도화하며 용광로 상태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를 데이터로 만들고 이를 빅데이터화했다. 이를 통해 쇳물의 온도는 IoT로 데이터화하고, 고화질 카메라가 연원료의 상태를 알아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 센터장은 "현재 포스코 제철소에는 수백가지의 AI모델이 적용돼 있다"며 "제철 공정에서는 용광로의 온도를 예측하고 열풍로에 미분탄(PCI탄)을 투입하는 량을 조절하게 돼 있고 압연 공정에서도 부하 배분을 최적화하는 기술이 도입돼 있다"고 말했다. 또 딥러닝을 통해 제동제어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포항제철소 2고로에 적용해 운영 중이다. 스마트 제철소를 통해 작업자의 안전성도 높였다. 포스코가 개발한 스마트CCTV는 제철소 현장의 특정 문자, 형상, 움직임 등을 자동으로 감지한다. 수집한 정보에서 이상이 감지되면 관리자에게 전달한다. 특히 열화상 등 다중 영상 장치로 화재 위험을 사전에 감지해 예방한다.
이 센터장은 "기존 고로(용광로) 가동은 긴시간 훈련받고 숙련된 근로자의 통찰에만 기대해야 했다"며 "현재는 숙련 근로자의 고로 가동 노하우 등의 빅데이터를 축적해 5가지 예측 모델과 AI로 통제되는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기존 대비 생산성은 5%가량 상승되고 비용은 1% 절감, 이산화탄소 배출도 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스마트 제철소 전환을 위해 노력한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2019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선정한 ‘등대공장’에 선정됐다. 등대공장은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 공장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선 포스코가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이 센터장은 포스코의 스마트 팩토리 적용에는 중소기업·대학과의 협업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AI 기술 적용 초기인 2016년을 돌이켜보면 인프라가 없었지만 대학교는 AI 알고리즘 개발, 스마트 팩토리 아이디어 개발 등을 맡고, 중소기업은 IoT 센서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력했다"며 "포스코가 쌓은 철강 분야 전문 지식과 중소기업·대학의 분업화가 스마트 팩토리 정착의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안전 분야에서도 스마트 기술을 개발·적용해오고 있다. ‘스마트 세이프티 볼’이 대표적인 사례다. 세이프티 볼은 밀폐공간의 유해 가스 존재 여부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게 한 도구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기 간편하면서 산소, 일산화탄소, 황화수소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활용성이 높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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