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트릴리온 최대주주의 파산 신청
거래정지에 소액주주들 '난감'
'탈모샴푸'로 유명한 TS트릴리온에 대해 '파산 선고'를 요구하는 신청의 심문기일이 오는 25일 열린다. 신청자는 창업주이자 최대주주면서, 현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 중인 장기영 전 TS트릴리온 대표다. 갑작스럽게 파산 신청 및 거래 정지를 마주한 소액주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7부는 장 전 대표가 "'TS트릴리온의 파산을 선고한다'란 결정을 구한다"며 낸 파산 신청의 심문기일을 25일 오후 3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장 전 대표 측이 제출한 신청서류를 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대표자를 심문해 파산 선고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지난 12일 한국거래소는 '풍문사유(채권자에 의한 파산신청설) 미해소' 등을 이유로 TS트릴리온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TS트릴리온이 '지난 11일자로 접수된 채권자의 파산 신청을 확인했다'는 취지의 확정 답변을 내놓았지만, 현재까지도 종목 거래는 불가능한 상태다. 법인 파산은 채권자에게서 돈을 빌린 법인채무자가 빚을 갚을 수 없는 경우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고, 재산을 현금화해 채권자 측에 우선순위에 따라 분배하는 절차다. 파산이 인용된다는 전제에서, 신청 이후 선고 결정까지는 약 1~2개월이 걸린다
다만 이번 파산 신청의 원인으로는 경영권 분쟁이 꼽힌다. 앞서 2020년 코스닥에 상장된 TS트릴리온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장 전 대표는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고, 지난해 6월 경영권과 보유 주식 중 일부인 4000만주를 총 300억원, 주당 750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엔더블유투자파트너스가 1700만주를 인수하려던 계획이 무산되고, 새로운 투자자들이 인수 규모를 축소하는 등 변수가 생겼다. 여기에 장 전 대표로부터 지분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다시 물량을 주식 시장에 내던져 시세 차익을 봤다. 이로 인해 지난해 7월3일 주당 2025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던 TS트릴리온의 주가가 곤두박질쳤고, 이번 거래정지 직전 종가는 356원 수준에 불과했다.
장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해 초 임시주주총회 등을 통해 자신을 포함한 이전 경영진의 복귀를 시도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실패했다. 이후 그는 회사를 상대로 "대표로 있을 때 대여한 84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현 경영진은 "변제기간을 정하지 않은 차입 계약이었다. 채권자인 장 전 대표가 일방적으로 청구할 게 아니라, 협의를 통해 상환을 청구해야 한다"고 맞섰다. 84억원대 대여금 청구 관련 소송의 첫 변론기일 역시 파산 신청 심문기일이 열리는 날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가 폭락에 이어 거래정지 사태까지 맞은 소액주주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파산 신청은 경우에 따라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항이기 때문이다. 연이은 당기순손실에 현 경영진이 자금조달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한 유상증자 역시 제동이 걸렸다. 장 전 대표가 각종 소송과 함께 지난달 회사를 상대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TS트릴리온으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배정받아 최대주주가 되려고 했던 디에스조합도 당초 계획을 바꿔 35억원만 납입했다. 디에스조합은 "가처분 및 파산신청설에 따른 거래 정지 등 사유로 채권자가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투자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당초 투자계획 금액보다 훨씬 못 미치게 일부 금액만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TS트릴리온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소송제기에 맞서 소수주주와 회사 이해관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법적 절차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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