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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없이 '병원 소속'된 전공의 1년차…법적 다툼 발생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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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정부 지침따라 계약서 없이도 우선 임용 발령"
전문의 수련규정에 따라 수련기간 조정 가능성 제기돼

상반기 인턴(수련의) 합격자들이 거의 임용 등록을 하지 않아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던 의사 수련 시스템에 구멍이 난 가운데, 올해 1년차 수련을 시작해야 하는 '예비 레지던트(전공의)'의 미계약으로 인한 공백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말 인턴 수련을 끝낸 예비 레지던트들도 대부분 병원과 계약하지 않았으나 복귀할 경우 수련은 큰 지연이 없을 것으로 정부와 수련병원들은 내다본다.


계약서 없이 '병원 소속'된 전공의 1년차…법적 다툼 발생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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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들은 병원과 전공의 임용 계약을 레지던트 계약을 맺지 않았지만 대부분 수련병원은 이들을 임용 처리한 상태로 알려졌다. 한 주요 병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계약서를 쓰지 않았더라도 레지던트에 합격했다는 사실만으로 출근해야 한다는 법적 해석이 내려왔다"며 "계약서 작성 시기가 전공의 사직 사태 이후라 서명한 이가 많지 않지만, 현재 임용 발령은 돼 있다. 병원으로선 이들을 현재 무단결근 상태로 본다"고 전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2월27일 레지던트 1년 차 임용 예정인 이들을 대상으로 '진료 유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레지던트 계약을 하지 않았음에도 임용 발령 통보를 받았다며 병원 관계자들을 고소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는 지난달 4일 "변호사와 상담 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방조법과 업무방해죄로 수련교육부를 고소한다"며 "저는 지난달(2월) 29일부로 인턴 계약이 종료됐다. 이후 레지던트 계약을 하지 않았다. 계약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임용이 된다는 말인가"라고 밝혔다. 다른 사직 레지던트도 "말도 안 되는 강제 계약이라고 들고 일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매년 3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1년 단위로 도제식으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던 인턴 및 레지던트 연차별 계약 및 교육 시스템은 10%가 안 되는 낮은 인턴 등록률로 이미 구멍이 난 바 있다. 다만 레지던트 1년차는 수련병원이 ‘임용 처리’한 상태이므로 복귀시 영향이 적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등록을 포기한 신규 인턴의 경우 오는 9월 시작하는 하반기 수련 또는 내년 3월부터만 수련받을 수 있다. 인턴의 경우 올 하반기 복귀한다고 해도 전공의 수련 기간이 줄줄이 뒤로 밀리게 돼, 수년간 정상적인 전문의 배출 스케줄을 유지할 수 없어진 것이다. 반면 레지던트 1년 차의 경우 복귀 시 수련 일정이 지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전문의수련규정 제5조에 따르면 전문과목에 따라 수련 기간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을 때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레지던트의 수련 기간을 연장하거나 단축할 수 있다. 또한 전공의가 휴가 또는 휴직 등 부득이한 사유로 수련 연도 중 일부 기간에 수련하지 못한 경우, 그 수련하지 못한 기간에 상당하는 기간만큼 추가 수련을 하는 방법으로 수련 연도가 변경될 수 있다. 추가 수련의 대상과 방법, 기간 등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해진다.


정혜승 법무법인 반우 대표 변호사는 "수련 기간 조정 등을 통해 전공의들 수련 종료 시점이 늦춰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 복무나 출산 등의 통상적인 상황은 아니기에 기존에 했던 방식과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의 수련과 복귀 후 계약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전적으로 복지부의 결정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빅5 병원 관계자는 "복지부 지침에 따라야 하므로 병원 차원에서 어떻게 하겠다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도 "단일병원에서 결정하기보다는 정부 기준에 따라 처리가 될 것 같다. 정부 가이드라인이 먼저 나와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레지던트 1년차들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임용 발령이 된 것에 대해 법적 다툼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김광훈 노무법인 신영 대표 노무사는 "원치 않는 곳에서 일하지 않을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노동법상으론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의료법과 정부 지침 등에 충돌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여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일반적인 노사관계에서는 계약서를 쓰지 않았더라도 구두계약만으로 계약이 성립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전공의들은 특수한 상황이므로 법적으로 정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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