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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로 뛴 나훈아 티켓…매크로 암표 못 잡는 개정 공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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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수법 날로 진화·법 허점도"
"의심돼도 증거 없어 암표 신고 어려워"

'매크로 암표'를 근절하기 위한 개정 공연법이 22일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공연계에 따르면 매크로를 이용해 공연 입장권을 구매한 후 웃돈을 받고 다시 판매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개정된 공연법 시행 전후로도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사회관계서비스망(SNS) 등에 매크로를 이용해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암표 거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배로 뛴 나훈아 티켓…매크로 암표 못 잡는 개정 공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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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는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이다. 가수 나훈아 콘서트, 뮤지컬 '헤드윅', 피아니스트 임윤찬 리사이클과 같은 인기 공연 티켓을 확보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매크로를 이용해 티켓을 대량 확보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사례가 끊이지 않으며 정작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이 티켓을 구매하지 못하거나, 정가보다 비싼 돈을 주고 암표를 사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등 수년간 공연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2배로 뛴 나훈아 티켓…매크로 암표 못 잡는 개정 공연법 나훈아 콘서트 티켓 양도 글. [사진=온라인중고거래사이트 캡처]

지난 19일 진행된 나훈아의 인천 송도 콘서트 티켓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수천 명의 '대기열'이 발생했다. 이를 뚫고 접속한 뒤에는 이미 모든 자석이 동난 뒤였다.


이후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는 나훈아 콘서트 티켓을 판다는 글이 빠르게 올라왔다. 한 판매자는 자신을 "거래 내역이 많은 판매자"라고 소개하며 정가 16만5000원짜리 R석을 30만원에 올려뒀다. X(옛 트위터)D에는 매크로를 사용해 빠른 순번을 받게 해준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지난 22일 개막한 뮤지컬 '헤드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배우 조정석이 출연하는 회차는 전석 매진돼 현재 티켓 예매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없다. 그러나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버젓이 '조정석 회차' 티켓 판매 글이 올라와 있다. 정가 15만원의 VIP석은 24만~26만원에 판매되고 있고, 1장 구하기도 어렵다는 티켓을 일자별로 2~10장씩 보유하고 있는 판매자도 있었다.


암표만이 아니라 '대리 티켓팅' 광고도 있었다. 임윤찬의 리사이틀은 6월 전국 순회를 앞두고 지난달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 티켓 판매를 진행했다. 판매일에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리 티케팅을 진행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클래식 성공률 매우 높습니다. 과정 및 수고비에 대해 문의주세요"라고 광고했다.


공연계에서는 이런 '매크로 암표'가 관련법 개정만으로 쉽사리 사라지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매크로를 이용한 티켓 구매는 예매 당시 시스템에서 걸러내지 않으면 잡아내기 어렵다. 티켓 예매 사이트는 매크로 사용이 의심되는 비정상적인 접근을 차단하고 있지만, 매크로 기술 역시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이를 원천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또 암표 처벌 규정이 담긴 경범죄 처벌법은 수십 년 전에 만들어져 오프라인 현장 거래만 규제할 뿐, 암표 매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온라인 거래는 제재하지 않고 있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장은 근본적 해결책으로 경범죄 처벌법 개정을 요구하는 정부 청원을 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암표 매매 처벌 대상을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등으로 한정한 낡은 경범죄 처벌법부터 개정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법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대중문화계에선 입법 혹은 형사 시스템에 기대지 않고 자체적으로 암표에 대응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가수 장범준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해 NFT(대체불가토큰) 티켓을 발행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6월 큰 화제를 낳은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 당시 암표가 기승을 부리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가 그 결과물로 NFT 티켓을 개발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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