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생성 촉진하는 단백질 활성화
"근위축증 환자들에 도움 줄 수도"
다이어트에 이어 운동도 대신해 주는 알약이 개발될까. 미국 한 연구진이 '운동 능력'을 높이는 알약을 개발해 관심이 쏠린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연구진은 1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화학회 춘계 미팅'에서 섭취하기만 해도 근육량 증가, 신체 능력 증진 등 효과를 보이는 알약을 발표했다.
다만 연구를 주도한 바하 엘겐디 워싱턴대 교수는 "실제 운동이 갖는 중요성은 알약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해당 알약은 일반인의 운동 보조 수단이 아니라, 근육이 퇴행하는 심각한 질병을 앓는 환자를 위해 개발됐다는 것이다.
알약의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다. 연구진은 운동할 때 우리 몸에서 활성화되는 단백질 '에스트로겐 관련 수용체'(ERR)를 조절하는 물질을 찾았다. 보통 근력 운동을 할 때 ERR이 활성화하는데, 연구진은 실제로 몸을 움직이지 않더라도 화학적으로 ERR 분비를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동물 실험으로 알약의 효과를 테스트한 결과, 알약을 먹은 생쥐는 일반 생쥐보다 더 높은 지구력을 보인다는 게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비만, 심부전, 신장 기능 저하 같은 질병에 대한 예방 효과도 나타났다고 한다.
해당 알약은 근위축증 등 신체 능력이 서서히 감퇴하는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겐디 교수는 "일부 환자들에게는 인위적으로 ERR을 활성화하는 게 건강 유지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겪는 환자에게 약물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운동 능력을 증진하는 알약이 상용화할 경우, 다이어트 알약과 맞먹는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덴마크에 본사를 둔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에서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는 다이어트 알약을 개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일라이이릴리,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대형 제약사들이 다이어트약 개발에 출사표를 낸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이어트약 시장이 수년 안에 130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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