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5~29세 청년층 고용지표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택배 라이더 등 단순노무직이 늘어 고용의 질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월평균 청년층 취업자는 389만9000명으로 이 중 단순노무직은 3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청년층 취업자는 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2018년보다 5000명 줄었지만, 청년층 단순노무직은 같은 기간 2만여명 늘었다. 이에 따라 청년층 취업자에서 단순노무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8.4%에서 지난해 9.0%로 커졌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넘어가던 2022년에는 청년층 단순노무직 비중이 10.1%(40만3000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2022∼2023년 청년층 취업자 10명 중 1명은 단순노무직 종사자인 셈이다.
단순노무직 증가세는 30대 이하에서 두드러진다. 8월 기준으로 2018년과 지난해 연령별 단순노무직 비중을 비교하면 청년층(8.5→9.1%)과 30대(6.0→7.2%)에서만 증가세를 보였다. 나머지 40대(8.8→8.3%)와 50대(14.5→13.1%), 60대 이상(29.7→28.5%)에서는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다.
청년층 단순노무직을 산업별로 보면 택배 등 운수·창고업 증가세가 압도적이다. 운수·창고업 단순노무직에는 택배 라이더, 화물 적재·하역 운반 등이 속한다. 운수·창고업 청년 단순노무직은 2018년 3만6000명에서 지난해 6만명으로 2만4000명(66.7%) 급증해 전체 청년 단순노무직 증가 폭(2만명)을 웃돌았다.
이런 영향으로 전체 청년층 단순노무직 중 운수·창고업 취업자 비중은 같은 기간 10.9%에서 17.1%로 늘었다. 상대적으로 취업은 쉽지만 평균 소득이 낮고 안정성이 떨어지는 플랫폼 노동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이 많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가 매달 '역대 최고 고용률'을 강조하고 있지만, 고용의 질 개선까지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청년층 고용률은 46.5%로 전년(46.6%)에 이어 2년 연속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5.9%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택배 라이더 일자리 증가 영향으로 운수·창고업에서 청년층 단순노무직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