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펙 플러스, 하루 200만배럴 감산 연장
美 공급 확대·中 수요 부진…유가 상승 노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자발적 원유 감산을 올해 중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중동 불안에도 미국 원유 생산 증가, 중국 수요 부진으로 유가가 안정되자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오는 6월까지 하루 200만배럴의 원유 감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오펙 플러스는 올해 1분기까지 할당 산유량보다 200만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번에 감산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OPEC+ 회원국인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부총리는 2분기에 수출보다 생산 감축에 초점을 맞춰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선 것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 유가를 방어하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홍해 사태로 중동 내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지만 공급 확대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각각 개발자금과 전쟁자금 마련을 위해 '오일 머니'가 필요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유가를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대규모 개발자금 마련을 위해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상승시키길 원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는 11월 재선 도전에 나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유가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은 오는 6월1일 열리는 OPEC+ 회의를 주목한다. 전문가들은 OPEC+가 하반기 원유 생산 정책을 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팩츠의 석유 연구원인 암리타 센은 "OPEC+ 회원국들은 시장에 더 많은 원유를 공급하길 원하지만 이는 시장 상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원유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석유 수요가 하루에 배럴당 120만배럴 늘어나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OPEC은 석유 수요가 하루 2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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