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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기회복 '조짐'서 '흐름'으로…건설투자 부진은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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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회복 여부에 대한 진단을 '조짐' 수준에서 '흐름'으로 변경했다. 수출뿐 아니라 제조업 생산 지표가 개선되면서다. 하지만 건설투자 부진이 가시화하고 민간소비가 둔화하는 등 여전히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인식을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간한 '2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수출이 계속 상승세인 것도 맞고, 제조업 생산도 광공업이 3개월 연속 바닥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제조업 취업자 수도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제조업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진단을) '톤 업'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경기회복 조짐'이라는 관점을 유지했으나 이달 처음으로 '경기회복 흐름'으로 한 단계 더 나아진 평가를 한 것이다. 이런 흐름을 이끄는 것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한 수출과 제조업 생산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18.0% 증가했으며, 선박(76%)과 반도체(56%), 컴퓨터(37%), 자동차(25%), 일반기계(15%) 등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13개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상품수지는 무역수지 흑자에 힘입어 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12월 광공업 생산도 광업, 제조업에서 늘면서 전월 대비 0.6% 증가하는 등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제조업 출하는 전월 대비 3.2% 늘었다.


고용 수준도 준수하다. 지난달 취업자는 2881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38만명 증가했고 경제활동인구(15~64세) 고용률은 68.7%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모두 취업자의 증가 폭이 확대됐다.


다만 민간 소비가 둔화하고 건설투자 부진이 가시화하는 등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고 정부는 진단했다.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내구재, 준내구재, 비내구재가 모두 감소하며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 2.2% 각각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 역시 전기 대비 4.2%,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물가상승률이 3%대에서 2%로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서민 생활에 영향력이 큰 농축수산물 가격은 강세다. 지난달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증가하며 2%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농축수산물은 과일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파, 일조량 부족 영향으로 일부 채소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8.0% 상승했다.


세계 경제는 연착륙 전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미국 경제는 고용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둔화가 예상보다 더디고 소비가 둔화하는 모양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연간 성장목표를 달성했지만 부동산 투자가 부진하고 소비자물가가 하락하는 등 역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및 미국의 원유 생산 차질 등으로 상승세를 보인다.



기재부는 "조속한 물가안정 기조 안착과 민생, 내수 취약부문으로의 회복세 확산에 최우선 역점을 두겠다"며 "민생토론회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철저한 잠재위험 관리와 함께 우리 경제의 역동성 제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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