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7년째 최대 실적 경신…시총 13.5조
성장성 높은 평가…경쟁사 잇달아 도전장
토스, 주관사 선정…케이뱅크도 재도전
지난 2021년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7일 종가 기준으로 13조5432억원이다. 주요 금융지주 중 한 곳인 우리금융지주(10조9033억원)보다 약 3조 5000억원 이상 덩치가 크다. 주가수익비율(PER)은 카카오뱅크가 39.8배로 우리금융 3.6배보다 10배 이상 높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회사 임원진의 스톡옵션이 쏟아지면서 거버넌스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며, 투자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기도 했지만 여전히 우리금융은 물론 하나금융·KB금융·신한지주 등보다 성장성 높은 금융기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2023년까지 7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견조한 기업가치를 유지하자 경쟁 인터넷전문은행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케이뱅크도 기업공개(IPO)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상장 이후 곤두박질을 치던 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기대했던 기업가치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에 시장이 추정하는 기업가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앞서 한 차례 상장을 미뤘던 탓에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당장 시장의 이목은 IPO 시장의 예비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으로 꼽히는 토스에 집중되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들 주관사가 제시한 토스뱅크의 몸값은 15조~20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30% 수준의 할인가를 적용한다고 해도 2022년 프리(pre) IPO를 통해 8조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높은 수치다.
토스의 높은 평가의 배경에는 유일한 상장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투자지표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카카오뱅크가 높게 평가받기 위해 은행업이 아닌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토스 역시 누적가입자 수 26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 수 1530만명인 '애플리케이션(앱)'을 보다 부각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지방은행 수준을 넘어서면서 2013년 설립 이후 한번도 연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던 토스의 수익성 우려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세대'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재도전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 JP모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택했으나 시장의 평가가 기대 기업가치였던 7조원에 훨씬 못 미치는 4조원에 불과해 상장을 미뤘다.
케이뱅크는 이번에는 눈높이를 5조원 이상으로 낮추고 주관사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장외시장에서 케이뱅크의 1주당 가격은 1만3400원 수준으로 발생주식 수를 반영하면 몸값은 약 4조7000억원 수준이다. IPO 과정에서 신주발행을 추진하면 가뿐하게 5조~6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우형 신임 행장이 취임 후 "고객을 향해 또 한 번 도약하는 기회로 IPO를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두 번째 도전에서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호실적으로 카카오뱅크의 상장 초 대비 급락한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선다면 토스와 케이뱅크의 몸값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들 두 인터넷 전문은행 IPO 목적이 카카오뱅크와는 다소 차이가 있어 기업가치와 연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성장할수록 IPO를 준비하는 토스나 케이뱅크의 몸값이 따라 오를 수는 있다"면서도 "카카오뱅크는 자본을 확보해 성장하려고 하는 곳이고, 토스나 케이뱅크는 자본을 확보하려는 곳이니 확신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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