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경기 남부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622조원 투자에 대해 '국민을 호도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원자력발전을 이용해 반도체 단지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는 '무식한 얘기'라며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원전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수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움직임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다포스포럼에 참석 중인 김동연 지사는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622조원 투자는 자그마치 2047년까지다. 앞으로 23~24년 뒤 얘기까지 포함됐고 과거 (문재인) 전 정부 때 투자, 작년 발표한 삼성의 용인 남사 300조원까지 다 포함한 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재미있는 것은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건 경기도 정책을 표절한 것 같다"며 "작년 6월에 제가 경기도 중점 과제 중에 똑같은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원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연 세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경기도 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며 예상 투자 규모는 622조원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산업에 고품질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고 원전은 이제 필수"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라인 증설을 하면서 원전으로 충당하겠다고 하는 얘기를 하는 것은 정말 세계 트렌드나 이 부분의 내용을 잘 모르는 무식한 얘기"라고 개탄했다.
나아가 "원전은 RE100에,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RE100을 달성하지 못하면 반도체를 포함한 우리 수출 품목들 수출길이 막힌다"고 우려했다.
김 지사는 "오늘 (다보스포럼 기후변화와 재생에너지 세션에서) 만났던 국제에너지기구의 사무총장은 '한국이 많은 좋은 기업들과 신재생에너지의 좋은 기술로 아주 좋은 위치에 있지만, 한국이 이 문제에서 뒤떨어지면, 다시 잡기 어려울 것이다'고 했다"며 "신재생에너지나 기후변화 대응은 거꾸로 가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는 뜻으로 들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위 민생토론회를 통해 소수 대기업에만 영향을 주는 감세안 발표, 재건축 완화, 비수도권 미분양주택 구입시 주택 수 제외 등 선심성 정책을 하면서 정치적 행보로써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윤 대통령이) 받고 있다"며 "선거 때 아니고 평소에도 경기도에 좀 오셔서 가짜 민생 말고, 재탕 삼탕 말고 진짜 민생 얘기를 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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