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브랜드 ‘넘버7’…손흥민 ‘토트넘 맥주’로 스타트
향후 위스키 등으로 브랜드 라인업 확대
기존 ‘대표’와 듀얼 브랜드 전략 강화
국내 수제 맥주 열풍을 주도했던 1세대 수제 맥주 업체 세븐브로이맥주(세븐브로이)가 신규 브랜드 '넘버세븐(NO.7)'을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 세븐브로이는 넘버세븐과 '대표' 듀얼 브랜드 전략을 통해 실적 반등과 수제 맥주 산업의 부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각오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세븐브로이는 전날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당초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던 세븐브로이는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실적이 뒷걸음친 데다 업계 최초의 상장사이자 경쟁사인 제주맥주의 주가 부진이 지속되는 등 전반적인 상장 여건이 악화하자 코넥스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세븐브로이는 코넥스 시장에서 체력을 키운 후 내년 코스닥 시장 이전상장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새해를 주식시장 상장과 함께 시작한 세븐브로이는 올해 새로 선보이는 넘버세븐 브랜드를 앞세워 실적 반등과 이전상장의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주력 제품이었던 ‘곰표 밀맥주’의 상표권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세븐브로이는 지난 9일 ‘세븐브로이 넘버 세븐’의 상표권을 출원하며 자체 브랜드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세븐브로이가 2020년 5월 대한제분과 손잡고 선보인 곰표 밀맥주는 3년간 6000만캔 이상 판매되며 세븐브로이의 성장을 이끌었던 제품이다. 하지만 곰표의 상표권을 가진 대한제분이 작년 3월 제조사인 세븐브로이와 상표권 계약을 종료했고, 이후 제주맥주로 파트너사를 교체해 '곰표밀맥주 시즌2'를 생산하면서 한순간에 주력 제품을 잃게 됐다.
이 과정에서 세븐브로이의 실적도 크게 요동쳤다. 2021년 편의점 수제 맥주가 전성기를 맞으며 403억원까지 치솟았던 매출액은 이듬해 327억원으로 주춤하더니 곰표 밀맥주가 이탈한 지난해에는 3분기 기준 109억원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96억원이던 영업이익도 영업손실 39억원으로 줄어들며 적자 전환했다.
회사 재도약의 특명을 맡은 넘버세븐 브랜드의 첫 제품은 축구선수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일명 '토트넘 맥주’다. 신제품은 500mL 용량의 라거 맥주와 355mL 용량의 논알코올 맥주 두 종으로 다음 달 출시될 예정이다. 세븐브로이는 라거 외에도 에일 등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나 기타 주류와 스파클링 음료 등으로 넘버세븐 브랜드의 라인업을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당장 하반기에는 ‘넘버세븐 위스키’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022년 익산브루어리에 증류기를 도입한 세븐브로이는 지난해 본격적인 증류를 시작해 숙성을 진행하고 있다. 현행 주세법상 위스키로 인정받기 위해선 1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첫 증류분이 오는 8월로 1년을 넘겨 이후 관능 평가 등을 거쳐 출시를 결정할 예정이다. 회사는 위스키 사업이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서두르지 않고 다양한 캐스크 숙성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품질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세븐브로이는 향후 넘버세븐과 대표 두 개의 브랜드를 축으로 제품군을 정리하고 라인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곰표 사태를 겪으며 무분별한 협업 맥주 등 신제품만 쏟아내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자체 브랜드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세븐브로이는 곰표 상표권 계약 만료 이후 곰표밀맥주를 계승한 '대표밀맥주'를 비롯해 대표 시리즈 6종을 선보이며 자체 브랜드 다지기에 나섰고, 올해 넘버세븐을 통해 듀얼 브랜드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지혜 세븐브로이 브랜드전략실 상무는 “‘넘버세븐’은 대중성에 초점을 맞춰 맥주는 물론 위스키 등 기타 주류와 음료까지 포괄하는 브랜드로 전개해 나가고, ‘대표’ 브랜드 제품은 수제맥주 회사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색이 진하게 묻어 있는 맥주 제품으로 브랜드의 콘셉트를 분리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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