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상반기 크리에이터 전용 팬덤 플랫폼 '디어스' 출시
K-팝 아이돌, 배우 등 연예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팬덤 플랫폼이 유튜버와 스트리머 등 크리에이터 영역으로 확장된다. 글로벌 팬 플랫폼 ‘위버스’를 성공시킨 하이브가 이번엔 크리에이터 전용 팬덤 플랫폼을 만들어 상반기 내에 출시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의 자회사 바이너리코리아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와 함께 크리에이터와 팬덤을 대상으로 하는 팬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플랫폼 명은 ‘디어스(THEUS)’로 결정됐으며, 이르면 오는 3~4월께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개별 크리에이터들과 플랫폼 입점 협의에 들어간다.
이 플랫폼은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기획 및 제작부터 온·오프라인 이벤트와 상품 제작 등 크리에이터 활동 전반에 팬들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통합 거점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들은 콘텐츠를 공개하는 메인 채널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분산되거나 단편적으로만 기능해 긴밀한 소통과 팬덤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하이브는 커뮤니케이션과 참여도를 높이는 기능들을 통합 제공해 팬덤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크리에이터들은 이 플랫폼에서 팬들과 소통할 수 있고 영상 업로드나 스트리밍 공지를 올릴 수 있다. 콘텐츠나 여행지 등 팬들의 투표를 받아 결정하는 이벤트 탭, 팬미팅 티켓 예매 페이지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위버스에 구현된 ‘스트리밍 서비스’는 제공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튜브나 트위치 등에서 키워온 구독자들을 이 플랫폼으로 모두 옮겨오기는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샌드박스에는 유튜브 구독자 수 200만명을 자랑하는 슈카월드, 침착맨을 비롯해 인기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곽튜브 등이 소속돼 있다.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성공시킨 하이브의 플랫폼 개발·관리 노하우와 샌드박스의 인적 네트워킹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브가 팬덤 플랫폼 구축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은 2020년 발간한 ‘팬덤 경제학’ 보고서를 통해 팬덤 시장 규모가 7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일반 소비자 시장이 7조1800억원, 라이트팬 시장 6000억원, 코어팬 시장 970억원 등이다.
다만 이번 신규 플랫폼이 위버스와는 달리 확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샌드박스 소속 크리에이터 대부분이 국내 구독자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어 사실상 내수용 플랫폼으로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버스의 경우 이용자의 90% 이상이 해외 유저다. 가입자가 전 세계 245개 국가에 분포돼 있어 글로벌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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