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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난' 부른 한미약품·OCI 통합…장남 반격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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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후계 배제된 앙금 쌓여
주총 표 대결 통한 '경영권 분쟁' 선전포고
"우호지분 모을 수 있다" 주장, 업계는 "쉽지 않을 듯"

한미약품과 OCI 통합 과정에서 소외된 큰아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의 공개 반발이 극심해지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우호지분을 확보해 모친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여동생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의 결정을 뒤집고 양 사 통합을 취소시키겠다며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임종윤 사장은 17일 아시아경제에 "내가 별도로 경영하는 코리그룹과 국내 기업을 통해 증권가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약품과 OCI의 통합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입장도 언론에 밝혔다. 하지만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내 위치와 지분 구조 등으로 볼 때 임종윤 사장이 이번 결정을 뒤집기는 어렵다. 한미약품이 OCI와 통합해도 임종윤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변화는 없으므로 통합으로 인한 재산상 불이익도 없다.


그럼에도 임종윤 사장이 이번 통합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오랫동안 자신을 회사 경영과 후계 구도에서 배제한 모친에 대한 감정싸움이라고 한미약품 주변은 해석한다.

'남매의 난' 부른 한미약품·OCI 통합…장남 반격 성공할까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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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사장은 현재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대표이사가 아닌 '미래전략 담당'이다. 사내에 자신이 관장하는 업무 조직이 없는 상징적인 자리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임종윤 사장은 당초 동생인 임주현 사장,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 등 삼남매 중 경영권을 이어받을 가장 유력한 후계자였다. 그는 2004년 중국에 진출해 북경한미약품을 성공시켰고, 2009년에는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러나 이후 그의 점차 경영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오너 집안 내에 형성됐고, 2020년 임성기 회장 별세 후 취임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임 사장의 동생 2명을 모두 한미약품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후계 구도가 '삼남매 검증 후 결정'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임종윤 사장은 앞서 2007년 홍콩에 코리그룹이라는 개인회사를 설립하고 백신개발기업 등을 경영하고 있다. 2021년에는 영국 유전자 진단업체에 투자하고 등기임원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의 코리그룹 설립은 합성의약품(케미칼) 위주의 한미약품에 바이오 중심의 코리그룹을 더해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범(凡) 한미'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던 걸로 안다"며 "하지만 어디까지나 별개의 회사인 만큼 '개인 사업'을 한다는 눈총도 받았던 게 사실"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한미약품 내에서는 임종윤 사장의 개인사업에 회사 차원에서 재무적, 업무적으로 일절 지원하지 말라는 최고경영진 지시가 임원들에게 내려오기도 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미약품 주변에서는 모친과 여동생에 대한 임종윤 사장의 선전포고가 이처럼 오래 쌓인 앙금에서 나온 것인 만큼 경영권 분쟁의 승산과 관계없이 그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임종윤 사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까지 벌일 가능성을 밝히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남동생 임종훈 사장과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이자 임 회장의 고향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의 합세가 필수이다.


임종윤 사장은 우선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상 두 회사의 합병임에도 주주총회에서 특별 결의를 거치지 않았고,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는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 통과가 불법인 등의 법적 문제가 있는 만큼 가처분 신청 등 모든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법적 대응은 장기간이 소요되는 일이고, 한미약품과 OCI도 법적 검토를 하면서 통합을 진행했을 것"이라 "매각 또는 합병이 아닌 '통합'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문제를 피해 가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임종윤 사장이 현실적으로 이번 거래를 되돌릴 기회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종윤 사장의 지분은 동생 임종훈 사장과 한미약품의 개인 최대 주주인 신 회장까지 가세할 경우 총 28.8% 수준으로 OCI·한미 측(27.0%)과 비슷한 수준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더해 코리그룹의 재원을 활용한 추가 지분 매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신 회장은 연초 해외 출장을 떠났고 한미약품과 OCI 통합에 대한 입장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어 양측 모두 신 회장이 자신의 편에 가세할 것이라고 기대만 하는 상황이다.

'남매의 난' 부른 한미약품·OCI 통합…장남 반격 성공할까

한미약품도 임종윤 사장과 지분 대결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5일 지분 매각 주체를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두 자녀에서 송 회장과 가현문화재단으로 정정 공시했다. 송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가현문화재단은 임 회장 사후 지분을 증여받아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공익법인은 지분율 5% 미만까지는 상속 또는 증여세를 내지 않는 만큼 세금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공익법인은 의결권 제한 우려가 있고, 극단적 표 대결로 치달을 경우 감사 선임과 관련한 '3% 룰'의 리스크가 있다"며 "가현문화재단의 지분을 3% 아래로 낮추고, 의결권의 자유로운 행사가 가능한 손주들의 지분을 보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미약품은 임종윤 사장의 지분 연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한미약품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은 동생 임종훈 사장을 우호세력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임종윤 사장은 최근 10여년간 개인 사업에 주력했지만, 임종훈 사장은 누나 임주현 사장과 계속 한미약품그룹 내에서 함께 일을 했고, 현재 계열사 사장을 맡고 있으므로 누나와 훨씬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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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임종윤 사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더라도 최종 관건은 자금 동원력이다. 한미약품과 OCI 통합의 이유가 상속세 납부재원 마련인 만큼 OCI에서 들어올 자금을 대체해 상속세를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임종윤 사장은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관심을 보이는 기관이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차차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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