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기 부문장에 안재한 상무
조석 "시황 좋을 때 미래 대비"
HD현대일렉트릭이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전동화의 핵심부품인 회전기 사업을 사장 직속으로 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전기는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변환하는 ‘전동기’와 그 반대로 작동하는 ‘발전기’를 모두 가리킨다. 전기로 동력을 만드는 전동화가 탄소중립의 중추인 만큼, 관련 핵심부품은 대표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전력사업본부에 소속된 회전기 사업을 독립 부문으로 떼어내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회전기 부문장은 전력설계생산을 총괄했던 안재한 상무가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의사 결정 단계를 간소화해 회전기 사업에만 집중하도록 조직을 재정비했다"며 "전동화 핵심 부품인 회전기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으로 육성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회전기는 HD현대일렉트릭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건 아니지만 주력인 변압기 사업과는 차이가 크다.
하지만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을 타고 전동화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핵심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해선 발전기 같은 회전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전기는 특히 친환경선박에 유용하다. 엔진과 결합해 선박 내 전력을 생산(전동기)하고 공급(발전기)하는 역할을 하는데,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로 전기추진선박 발주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1년 국내 최초로 엔진의 남는 회전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엔진일체형 축발전기’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회전기 수주 잔고는 4500억원으로 전년(3623억원) 규모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카타르 대형 발주와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 탄소포집저장(CCS) 활성화 등으로 회전기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전력기기 시황이 좋은 지금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적기"라며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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