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고체연료 IRBM 시험발사"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선회비행 등 적용
사거리 괌·알래스카 등 미군기지 직접 타격
북한이 전날 발사한 미사일은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고 15일 밝혔다. 군 당국도 이 미사일의 속도가 마하10 이상인 것으로 분석하면서 극초음속 IRBM으로 결론 내렸다.
15일 군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속도를 고려하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이며 비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조만간 추가 시험발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발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체연료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는 2021년 9월, 2022년 1월 5일과 11일에 이어 네 번째다. 하지만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IRBM 시험 발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2022년 11월 IR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개발해 1, 2단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발사 전에 연료 주입이 필요한 액체연료 미사일과는 달리 연료 주입 단계가 필요 없어 기습 공격이 가능하다.
고체연료 적용해 기습발사도 가능
IRBM은 일반적으로 사거리 3000∼5500㎞인 탄도미사일을 일컫는다. 신형 IRBM이 맞는다면 평양에서 직선거리로 괌까지는 약 3500㎞, 알래스카까지는 약 6000㎞ 떨어져 두 곳의 미군 기지를 타격권에 둘 수 있다. 괌에는 B-52 등 미군 전략자산, 알래스카에는 지상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체계가 있다.
북한은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용 엔진을 개조해 신형 IRBM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도 적용했다. 마하1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해 요격이 쉽지 않다. 시속 마하5로도 평양에서 서울까지 1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
요격미사일을 회피하기 위해 선회기동도 한다. 미사일총국도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가 240㎞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해 1000㎞ 수역의 설정 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기존 탄도미사일과 달리 50㎞ 이내 낮은 고도에서 고속으로 변칙 기동하기 때문에 우리 군의 미사일 대응 체계를 교란·무력화할 무기 체계로 꼽힌다. 사거리도 늘렸다. 북한은 2022년에 원뿔형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알리며 "700㎞ 밖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고 밝혔는데 이번에는 사거리를 1000㎞로 늘렸다.
선회기동으로 한미 요격체계 사실상 무력화
북한은 추가 발사도 예고했다. 전날 미사일 발사를 놓고 ‘시험발사’라고 한 것은 다시 한번 발사하겠다는 의도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1단 추진체를 고체로 변경해 기습 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험발사로 보인다”며 “한미 요격체계를 피하기 위해서는 마하10이 넘는 속도를 유지해야 하므로 추가 발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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