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금 주머니' 만든 美 스타트업 '욘드르'
지난해 5월 이후 매출 급증
다만 스마트폰 사용 금지 회의론도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일명 '잠금 주머니'가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를 개발한 스타트업이 매출 대박을 터뜨렸다.
26일(현지시간) NBC 방송은 지난 8년간 미국의 41개 주 교육구가 캘리포니아 스타트업 '욘드르(Yondr)'의 잠금 주머니를 구입하는 데 230만 달러(약 29억8000만원)를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욘드르가 2014년 개발한 해당 주머니는 스마트폰보다 약간 큰 크기의 천 주머니다. 회색과 초록색이 뒤섞인 외관이 특징인 이 주머니는 특수 자석을 이용해 여닫을 때 상대적으로 조작이 어렵게 만들어졌다.
시판 초기에는 학교보다는 라이브 공연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용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고 욘드르의 그레이엄 듀고니 대표는 전했다. 실제로 미국 사회에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욘드르 매출은 지난해 5월 이후 급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데 대한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뇌 과학을 연구하는 서던캘리포니아대(USC)의 앤서니 배카로 연구원은 어린이가 성인이 되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스스로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휴대폰을 쓰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스마트폰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에선 스마트폰 사용을 스스로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기 어렵다"고 했다.
일부 학생들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이 집단 괴롭힘 관련 증거를 모으거나 학교 총격 사고 등에 대응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주장하며 욘드르 관련 청원을 올리고 있다.
한편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우려는 의회와 법원 등으로 점점 더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아칸소)과 팀 케인(민주·버지니아) 상원의원은 정부가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또 지난 7월에는 약 200곳의 교육구가 어린이들이 교실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앱을 사용해 교육 면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페이스북과 틱톡, 스냅챗, 유튜브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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