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입구부터 전류리포구까지 17.2㎞
경기둘레길 김포3코스는 애기봉입구부터 전류리포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걷기 어렵지 않지만 17.2km로 4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시작은 애기봉 입구에서 한다. 155m에 위치한 애기봉에는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병자호란 때 평안감사가 애첩 '애기'를 데리고 수도 한양을 향해 피난길에 올랐다. 하지만 감사는 강 건너 개풍군에서 청나라에 잡히고 애기만 한강을 건넜다. 애기는 감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 결국 병들어 죽으면서 님이 보이는 봉우리에 묻어 달라고 했다. 1966년 박정희 대통령이 이 얘기를 듣고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오가지 못하는 우리 이산가족의 한과 같다"며 애기봉이라 부르고 비석을 세웠다고 한다.
애기봉에는 김포시가 전시관과 전망대가 있는 평화생태공원을 새롭게 조성했다. 북한 개풍군의 선전마을을 근거리에서 볼 수 있다. 평화생태공원과 이 길의 한강 변에서 볼 수 있는 철조망은 분단의 현실을 일깨운다.
애기봉에서 출발해 걷다 보면 마근포리 마을회관을 만나게 된다. '마근포리(麻近浦里)'라는 지명의 유래도 흥미롭다. 이웃 마을인 마조리, 수곡동, 양택리, 양존동까지 갯골이 있었고 이 갯골을 막은 후 '막은 갯골', '막은개'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막은개'를 한자로 마근포(麻近浦)라 쓴 것이다. 이웃 마을인 마곡 마조리에서 가까운 포구라서 마근포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마곡 마조리는 마(麻)가 많이 생산됐는데, 이를 배에 실어 다른 곳으로 운반하는 포구였다는 것이다.
이 길에선 김포반도 북단을 가로지르며 마을을 잇는 고샅과 시원스레 뻗은 농로를 걸을 수 있다. 가금리부터 전류리까지 여러 마을을 지난다. 특히 가을에 이 농로를 걸으면 김포의 황금 들판을 그대로 눈에 담을 수 있다.
농로를 걷다 지나는 석탄리 철새 조망지, 후평리 철새 도래지 등도 손꼽히는 포토존이다. 특히 후평리는 한강과 김포평야가 맞닿아 먹이가 풍부해 많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백로, 황로, 왜가리 등은 물론 겨울 철새인 재두루미도 날아온다. 흑두루미가 찾기도 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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