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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막오른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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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아톰컴퓨팅 등 연이어 고성능 양자컴퓨터 공개
양자컴퓨터, 슈퍼컴 수준의 역할 가능해져
진정한 양자컴 역할 위해서는 더 큰 발전 필요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며 AI 학습을 위한 그래픽프로세서(GPU)가 반도체 시장의 총아로 떠올랐지만,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키우려는 노력도 게을리할 수 없다. IT업계와 과학계가 꿈의 기술 양자컴퓨팅에 주목하는 이유다. 꿈의 기술로만 취급되던 양자컴퓨팅이 최근 현실 세계로 다가왔다.

[과학을 읽다]막오른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 시대 IBM이 선보인 양자컴퓨터 퀀텀 시스템 투. 사진제공=I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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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컴퓨터들은 0과 1로 구성된 이진법을 계산에 사용한다. 이에 반해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에 기반해 0과 1을 동시에 다룰 수 있어 연산 속도와 처리 용량이 급격히 치솟는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와 함께 생성형 AI에 주력했다면 컴퓨터의 시조격인 IBM은 양자컴퓨터에 주력해왔다. IBM이 지난 4일 공개한 신형 양자컴퓨터는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는 평이다. 이 양자컴퓨터의 연산속도가 1121큐비트에 달했기 때문이다. IBM은 2022년 433큐비트의 속도로 가장 빠른 양자컴퓨터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1년 만에 속도를 배 이상 끌어 올렸다.


이는 지난 10월 양자컴퓨터 스타트업인 아톰컴퓨팅의 양자컴퓨터가 기록한 연산속도 1180큐비트보다는 소폭 느리지만 1000큐비트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라는 분석이다. 아톰컴퓨팅은 IBM이 지난해 발표한 1000큐비트 달성 목표를 한 달 앞서 추월하는 성과를 올렸다.


현재까지 공개된 양자컴퓨터 중 1000큐비트 이상의 속도를 보인 것은 아톰컴퓨팅과 IBM이 유일하다. IBM의 양자컴퓨터가 비록 2위의 속도를 기록했지만, 속도의 격차보다는 1000큐비트를 넘긴 것이 더 중요한 포인트다.


두 회사는 다른 방식의 양자컴퓨터를 만든다. 아톰컴퓨팅의 양자컴퓨터는 중성원자를 사용해 정보를 처리한다. IBM은 초전도 전기회로에 기반한 프로세서로 양자컴퓨터를 가동한다. 이번에 IBM이 공개한 양자컴퓨터용 프로세서는 성능 위주의 ‘콘도르’와 정확성 위주의 ‘헤론’이다.

[과학을 읽다]막오른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 시대 아톰 컴퓨팅의 양자컴퓨터. 사진제공=아톰컴퓨팅

불과 한 달여 만에 두 곳의 양자컴퓨터가 1000큐비트의 속도를 넘기면서 양자컴퓨터 산업에 중요한 이정표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00큐비트 경쟁은 양자컴퓨터의 역할에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1000큐비트의 속도를 가진 양자컴퓨터는 본격적으로 각종 연구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컴퓨터 수준의 능력을 말한다. 결국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의 기준은 1000큐비트라고 보면 된다.


벤 블룸 아톰컴퓨팅 최고기술책임자 겸 창업자는 "1000큐비트 돌파는 기념비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바꿔 말하면 양자컴퓨터가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과학 매체 뉴사이언티스트는 양자컴퓨터가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수백만 큐비트에 도달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00큐비트의 속도와는 별도로 큐비트의 안정성과 신뢰성도 중요하다. IBM이 발표한 ‘헤론’이 133큐비트의 성능에도 불구하고 이목을 끈 이유는 양자컴퓨터의 최대 약점인 계산 실수를 보완해준다는 점이다. 기존 시스템과 비교해 오류 향상률이 5배나 되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와 함께 발전해야 한다. 양자 컴퓨터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해줄 애플리케이션(앱) 기술이 꼭 필요하다. IBM은 양자컴퓨터 앱 개발을 위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퀴스킷을 공개하며 앞서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양자컴퓨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지만 해외 기업들과 비교해 한국의 양자컴퓨터 개발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31년까지 9960억원을 투입해 1000큐비트 성능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마련하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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