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아파트 거래량 9개월 만에 최저
매수세 위축에 외지인 매입 비중 올 들어 최저
서울 아파트를 매입하는 외지인들의 상경 투자 발길이 뚝 끊겼다. 회복세를 보이던 서울 집값이 대출 규제, 고금리 등의 여파로 다시 하락 조짐을 보이자 투자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312건으로 1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1412건)를 기록했다.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올 초 정부의 규제 완화, 특례보금자리론 등판 등으로 급매물 위주로 소진되며 올해 4월부터 거래량이 3000건을 넘어서는 등 거래가 차츰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되는 등 집값이 다시 오르고, 집값을 움직이게 만든 요인이었던 특례보금자리론마저 종료하자 10월 거래량은 전월보다 1000건 이상 급감했다.
전체 거래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 사는 거주자들이 서울아파트를 사들이는 원정 투자도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타지역 거주자의 서울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635건으로 전체거래량(2983건)의 21.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0월(18.7%)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관악구의 외지인 매입 비율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관악구는 지난 9월 26.7%에서 10월 18.3%로 감소했다. 강남구(23.7%→17.9%)와 송파구(30.7%→27.4%), 서초구(20.6%→20.4%) 등 강남 3구에서도 외지인 매입 비율이 줄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투자목적의 수요가 줄어들었고 대출 규제, 고금리 상황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5.3으로, 전주(86.4)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을수록 매도세가 매수세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8주 만에 상승세를 멈췄고 31주 만에 하락 전환했던 강남구는 하락 폭을 더 키웠다.
서울보다 거래가뭄이 더 극심한 지방에 사는 잠재적 수요자들이 기존 집을 팔지 못해 매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 사는 이모씨(43)는 최근 한 채를 정리하고 서울에 집을 매입하려고 했으나 내놓은 집이 팔리지 않아 서울에 투자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이씨는 "시세보다 수천만원 낮게 내놨지만, 문의조차 없다"며 "내년에 인근에 1만가구 이상 공급되면 매도하기 더 힘들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서울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이 있으면 추격매수를 하지만 현재 고금리, 대외경제 변수 등으로 가격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외지인 유입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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