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이달의 마지막 거래일인 31일(현지시간) 이틀간 일정으로 시작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시하며 장 초반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50분께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1% 낮은 3만2924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4% 상승한 4172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05% 하락한 1만2783선을 기록 중이다. 다음날 공개될 FOMC 정례회의 결과를 대기하며 신중한 관망세가 확인된다.
현재 S&P500지수에서 에너지, 통신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은 상승세다. 주택가격 지표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부동산 관련주가 1%이상 올랐다. 핀터레스트는 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면서 전장 대비 18%이상 뛰었다. 츄이는 모건스탠리가 비중 확대로 투자의견을 상향하면서 4% 뛰었다. 반면 제트블루는 기대 이하의 실적을 공개한 후 15% 가까이 밀렸다. 화이자 역시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 등의 여파로 1%이상 내렸다. 엔비디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수출규제 강화로 중국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주문이 취소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2%대 낙폭을 기록중이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오후 2시에 나오는 FOMC 정례회의 결과를 대기하는 한편, 주요 경제지표,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향후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힌트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앞서 9월 FOMC에서 Fed는 금리 동결과 동시에, 연내 1차례 추가 인상이 뒤따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고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국채 금리 상승세로 인해 Fed의 긴축 필요성이 낮춰졌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만큼 이번 FOMC에서 나올 경제 진단과 전망에 눈길이 쏠린다.
현재 시장에서는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5.25~5.5%에서 동결할 가능성을 97%이상 반영 중이다. 12월에서도 동결 전망은 68%이상 확인된다. 12월 베이비스텝 전망은 29%선에 그쳤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별개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10월 고용보고서, PMI 등 주요 지표도 공개된다. 오는 3일 발표되는 비농업 고용자 증가수는 17만~18만명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업률은 3.8%로 전망된다. 그간 Fed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추세 이하의 저성장과 노동시장 둔화가 필요하다고 밝혀온 만큼, 시장의 관심은 이달 보고서에서 고용 둔화 조짐이 확인될지에 집중되고 있다. 앞서 통화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 일본은행(BOJ)은 장기금리 목표치를 0%로 두는 동시, 상한을 1%로 수정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이날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84%선으로 내렸다. 30년물 금리도 4.99%선으로 소폭 떨어졌다. BOJ의 발표로 일본 국채 매력이 떨어지면서 미국 국채로 수요가 몰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채 가격 상승은 국채 금리 하락을 가리킨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06%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채시장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됐던 재무부의 4분기 차입 계획은 예상보다 축소됐다. 전날 오후 재무부는 올해 10~12월 차입발행 규모를 7760억달러로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3분기 발행 규모인 1조100억달러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JP모건이 예상한 8000억달러보다도 적다. 이에 따라 다음날 오전 공개될 재무부 만기별 차입 계획 보고서에서 중장기물 발행 규모가 줄어들지 또는 확대될지 등이 관건이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정말 중요한 이벤트는 재무부의 만기별 발행 규모"라고 강조했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택가격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올해 8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다.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해 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 소비자들의 경기 신뢰도는 3개월 연속 내려앉았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2.6으로 시장 전망(100)은 웃돌았으나, 전월(104.3)보다는 떨어졌다.
오는 2일 장 마감 후에는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이 실적을 내놓는다. S&P500지수의 7%이상을 차지하는 대형주인 만큼 애플의 주가 움직임은 즉각 증시 전반에 여파가 불가피하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주요 빅테크들의 성적표는 향후 실적 전망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LSEG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251곳 가운데 77.7%는 월가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0.4% 오른 106.5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가까이 떨어져 20선이 무너졌다.
유럽증시는 상승 중이다. 독일 DAX지수는 0.61% 올랐다. 영국 FTSE지수는 0.1%, 프랑스 CAC지수는 0.97% 오름세를 나타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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