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발표
상업용 부동산 비중 37.3%
시스템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
비은행금융기관의 해외대체투자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편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반전함에 따라 투자기관의 리스크 관리가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비은행금융기관의 해외대체투자 대상 중 비중이 가장 높은 부문은 상업용 중심의 부동산으로, 비중이 37.3%에 달했다. 한은은 그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지속했던 미국, 유럽 및 중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으로 전환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주요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거나 회복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후순위·지분 투자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손실 규모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후순위·지분투자 규모는 증권사와 보험사가 여타 업권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 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후순위·지분투자의 자본대비 비율은 증권사(자본대비 8.8%)와 보험사(5.5%)가 여타 업권(0.8~2.9%)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선순위 투자자의 경우 부동산가격 하락 시에도 담보물을 팔아 투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후순위·지분투자는 선순위에 비해 손실위험도가 높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은행금융기관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약 135조2000원으로 추산된다. 업권별로는 보험사(90조1000억원, 총자산 대비 7.8%), 증권사(21조2000억원, 3.8%), 상호금융중앙회(19조2000억원, 1.9%), 여신전문금융회사(4조4000억원, 1.7%) 및 저축은행(3000억원, 0.4%) 순이다. 투자지역으로는 북미(45.8%)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자산건전성은 주요 업권에서 저하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요주의 이하 비율은 증권사(23.6%)가 가장 높은 수준이며, 보험사(18.2%)와 상호금융(9%)은 2022년 말 이후 상승했다.
만기 현황을 보면 1년 이내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만기 도래 규모는 증권사가 3조2000억원으로 가장 크며 이 중 일부는 기한이익상실(EOD), 이자·배당 중단, 투자조건 조정, 공사 지연·중단 등 건전성 관련 특이사항이 발생하고 있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투자 규모와 손실흡수력 등을 감안할 때 향후 해외대체투자의 부실이 심화하더라도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1년 이내 만기 도래 투자 규모가 큰 증권사의 경우 선순위 투자자 등과의 투자조건 조정, 만기연장 등을 통해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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