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가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열었다. 공간의 제약을 넘어 일·경제·놀이 등 대부분의 생활을 디지털 세계에서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꺼져버린 메타버스 열기로 인한 저조한 참여, 부족한 콘텐츠에 첫인상은 아쉬움이 컸다.
2일 접속한 컴투버스는 게임과 유사했다. 롤플레잉 게임과 같이 캐릭터의 얼굴, 체형, 의상 등을 꾸밀 수 있었다. 얼굴의 경우 실제 사진을 업로드하면 인공지능(AI)이 사진을 분석해 캐릭터로 변환해 주는 기능을 제공했다. 다만, 최근 여러 기업들이 내놓은 AI 프로필 서비스와 비교하면 수준은 다소 떨어졌다.
컴투버스에 들어서자 넓은 도시의 모습이 나타났다. 높은 빌딩과 빌딩 사이를 지나는 열차의 모습, 광장이 눈에 띄었다. 컴투버스에 투자한 기업의 건물도 보였다. SK네트웍스, 하나금융그룹, 교원그룹 등 기업의 이름을 단 건물이 있었으나 출입은 불가능했다. 곳곳에는 컴투스의 게임을 소개하거나 기업을 홍보하는 광고판도 존재했다.
컴투버스는 광장을 차별화 포인트로 꼽았다. 열린 공간을 콘셉트로 하며, 전체 또는 특정 이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각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총 네 개의 콘텐츠 영역으로 나뉜다. ▲단체 게임 등이 펼쳐지는 ‘플레이존’ ▲‘미로’ ▲서로 의견을 나누는 ‘자유토론장’ ▲잡담이 가능한 ‘카페’로 구성된다.
이날 광장의 플레이존에는 40여명의 이용자가 모여 있었다. 플레이존에서는 한 사람이 단상위에 올라가 발언을 할 수 있었는데, 한 이용자가 라디오 DJ와 같이 음악을 틀고 진행을 하고 있었다. 이용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음질이 고르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는 이용자가 드문 것은 아쉬웠다.
컴투버스는 업무 공간은 ‘스페이스’도 지니고 있다. 업무용 메타버스 환경이 필요한 스타트업, 벤처 기업 외에도 소규모 스터디 그룹, 커뮤니티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에서는 협업 플랫폼 ‘미로’를 활용해 화상 및 음성 대화, 원격 화면 공유 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최적화가 덜 된 탓인지 기능들이 매끄럽게 작동하지 않았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주목받았으나 최근 관심도가 크게 감소했다. 싸이월드와 연동되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싸이타운'은 1년 만에 문을 닫았고, 다른 메타버스 서비스들도 이용자들이 급감했다. 또 네이버제트의 ‘제페토’와 같이 상위 플랫폼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는 "성공적으로 메타버스 공간의 콘셉트와 서비스 방향성을 설정하고 담아냈다”며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공간의 모습을 선보이게 되어 기쁩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이용자분들의 제안 통로를 열어 컴투버스를 이용자와 함께 만드는 공간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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