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예상을 웃돈 2분기 경제성장률, 주요 기업 실적 등을 소화하면서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안팎의 랠리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70.72포인트(0.2%) 오른 3만559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도 상승세로 장을 마감하면 14거래일 연속 랠리의 기록을 쓰게 된다. 이 경우 다우지수가 만들어진 다음 해인 1897년 이후 최장기 랠리가 된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5.07포인트(0.77%) 상승한 4601선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1.31포인트(1.42%) 높은 1만4328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지수에서 통신, 기술, 임의소비재, 부동산,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상승 중이고, 금융, 에너지, 산업, 유틸리티 관련주는 하락 중이다. 통신 관련주의 오름폭은 3%를 웃돈다. 기술주와 임의소비재 관련주도 1%이상 뛰었다. 전날 장 마감후 월가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과 가이던스를 공개한 메타플랫폼은 8%이상 치솟았다. 구글 알파벳은 2%, 엔비디아는 3%이상 상승 중이다. 맥도날드와 컴캐스트 역시 이날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으며 각각 1.7%, 7.7% 안팎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치폴레 멕시칸 그릴은 전날 공개한 부진한 실적 여파로 9%이상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은 전날 오후 FOMC 정례회의 결과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날 오전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을 주시하고 있다. Fed는 전날 금리를 기존 5.0~5.25%에서 5.25~5.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 동결로 ‘숨 고르기’에 나선 지 불과 한 달 만에 인상 행보를 재개한 것이다.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오는 9월 금리를 올릴 가능성과 동결할 가능성을 모두 열어놨다. 그는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금리 인상 속도를 포함해 향후 회의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데이터에 따라 금리를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남은 FOMC는 이제 9월, 11월, 12월 단 세 차례로, 다음 FOMC는 9월19~20일 열린다.
모호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시장에서는 Fed가 연내 추가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Fed가 차기 회의인 9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6% 반영하고 있다. Fed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정책금리를 4.00%에서 4.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9연속 인상이다. 특히 ECB는 이전과 달리 향후 금리인상 의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ECB의 금리인상 속도도 늦춰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은 연율 2.4%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2.0%)는 물론, 시장 전망치(2.0)도 상회한다. 미 상무부는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과 기업들의 비주거 부문 고정투자, 연방·지방 정부의 지출 증가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2.6% 상승해 시장 전망치(3.2%)를 크게 하회한 것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1분기 상승률은 4.1%였다.
1년 이상 이어진 긴축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지표가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내 침체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가시는 모습이다. 경제매체 CNBC는 "GDP 데이터는 미 경제가 예상보다 탄력적이며, 인플레 완화가 지속될 조짐을 보이면서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최신 신호"라고 전했다.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올초 나와 시장을 놀라게 한 매우 높은 금리는 당시 내가 두려워했던 것만큼 부정적 여파로 이어지지 않은 것 같다"며 "시장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전날 파월 의장 역시 미 경제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재확인했었다.
같은 날 공개된 실업지표는 여전히 미 노동시장이 탄탄함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7월16~22일)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7000건 줄어든 22만1000건을 기록했다. 3주 연속 감소세이자, 올해 2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소치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전주 대비 5만9000건 줄어든 169만건으로,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음날에는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도 공개된다. 미국의 6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4.2% 올라 직전 달(4.6%)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S&P500 상장기업 중 81%가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상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상승세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93%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4.91%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 대비 0.8% 이상 뛴 101.7선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증시도 상승세다. 독일 DAX지수는 1.61% 오른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 CAC지수는 2%이상 뛰었다. 영국 FTSE는 강보합에 거래 중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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