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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 브레이크 걸린 식품업계, 해외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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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2분기 실적 기업별로 엇갈려
해외시장 실적이 올해 실적 좌우 전망

올해 식품업계의 성적표는 해외시장 실적이 좌우할 전망이다. 국내시장의 소비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으로 가격결정권마저 일정 부분 상실하면서 내수로 채우지 못한 곳간을 해외시장에서 만회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 브레이크 걸린 식품업계, 해외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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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식품업계의 실적은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지난 1분기 국제 곡물가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며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한 기업은 호실적을 냈지만 가격을 동결한 기업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는데, 이와 유사한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오리온의 영업이익은 10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 증가하고, 매출액은 7137억원으로 13.8%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롯데웰푸드, 동원F&B, 농심, 풀무원 등의 업체들도 매출액 확대는 물론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소재 부문이 부진을 겪고 있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각각 36.1%, 48.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의 하반기 실적도 해외시장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이 불경기와 물가 부담에 소비 여력이 둔화하며 외형성장의 한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식품업체들은 가격 인상과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한 비용 부담 완화가 마진 개선의 핵심 요소로 여겨진다. 하지만 지난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 가격 인하 권고 이후 밀가루·제과·제빵 등 식품업계는 연이어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식품업체 입장에선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으로 가격결정권이 훼손되면서 국내 사업 마진 개선의 한 축이 일시적으로 손상된 셈이다.

가격 인상 브레이크 걸린 식품업계, 해외만이 살길

반면 해외시장은 국내 가격 조정 이슈와 무관한 건 물론 K-푸드가 필수식품이 아닌 기호식품으로 분류되는 만큼 가격 압박에서 비교적 벗어난다. 또한 K-푸드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지며 새로운 판로로서의 가능성과 중요성 모두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실적 부진을 해외에서 상쇄하는 것이 향후 식품업계 실적의 관건"이라며 "국내와 다르게 해외에선 식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주기적인 가격 인상이 가능할 뿐 아니라 경쟁도 상대적으로 덜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 비중 확대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식품업체들의 해외시장 공들이기는 지속해서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한식을 비롯해 한국 가공식품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웰빙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업체들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와 풀무원의 ‘얄피만두’는 중국·일본식 만두와 달리 얇은 피 안에 고기와 야채가 조화롭게 들어가 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삼아 건강한 맛과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에서도 ‘가성비’ 먹거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일부 업체들에는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 부담이 국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성비 식품의 상징과도 같은 라면이 대표적이다. 최근 농심은 신동원 회장이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보다 매출을 3배 이상 끌어올려 현지 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이 하반기 식품업계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격 인하로 인한 평균 판매단가 하락 폭이 1% 내외로 크지 않은 편인데다 과거와 비교해 해외 실적 비중이 확대됐고, 옥수수·소맥·팜유 등을 중심으로 원재료 투입단가도 안정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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