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스 줄서기' '위버스 바이 팬즈' 선보여
업계 최초 AI 보이스 탑재 '미드낫'도 출격
공연계에 또 다른 혁신 일으킬지 주목돼
10~11일 KSPO DOME(체조경기장)에서 이틀간 열린 ‘2023 위버스콘 페스티벌’은 공연장에 혁신을 선보인 페스티벌이었다. 스마트 웨이팅 서비스인 ‘위버스 줄서기’를 공식 도입했으며 업계 최초 AI(인공지능) 보이스를 탑재한 ‘미드낫’도 처음 오프라인 무대에서 팬들을 만났다. 또 다른 신규 서비스 '위버스 바이 팬즈'도 첫 선을 보였다.
페스티벌을 주관한 하이브는 국내 공연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다. 지난해 공연 매출이 2581억원이었다. 그만큼 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이 상당하다. 이번 공연 기간에도 공연 관련 버즈량(온라인에서 언급 횟수)이 110만건에 달했다. 하이브가 암표 근절을 위해 2019년 시작한 ‘관객 실명제’는 업계에 퍼져나가고 있다. 이번 신규 서비스로 하이브가 공연 비즈니스와 관객 경험 혁신에 또다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묻지 마 기다림’ 이젠 끝
KSPO DOME 앞 한얼광장에는 페스티벌 머치(Merch)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상품 부스와 다양한 이벤트·체험존 등 약 30여개의 부스가 마련됐다. 공연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굿즈샵’이다. 그러나 기존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무작정 줄서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나우웨이팅’과 유사한 스마트 웨이팅 서비스를 통해 예전보다 편리하게 공연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선보인 ‘위버스 줄서기’를 통해 관객들은 ‘관객 실명제’를 위한 본인 확인 부스 등 부스별로 줄서기를 예약, 이용할 수 있었다. 반경 3km 내에 진입하면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며 입장 차례 안내, 부스 앞 대기 안내, 입장 시간 안내 등 3단계로 알림이 전송됐다. 알림 방식은 ‘알림톡’이나 ‘이메일’ 2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었다. 위버스 줄서기 덕분에 혼잡한 부스는 찾을 수 없었다. 팬들은 공연을 즐기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해당 부스를 찾아가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했다. 위버스 줄서기 이용 건수는 이틀간 약 2만회에 달했다.
공연계에는 그동안 ‘묻지마 줄서기’가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한정판 MD 상품을 사기 위해 밤샘을 하는 경우도 흔했다. 하이브는 이런 악습을 뿌리뽑기 위해 앞장서 왔다. 앞서 2019년 방탄소년단(BTS)의 월드투어 서울 공연과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거쳐 부스별로 직접 대기를 신청할 수 있는 웨이팅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공연장 줄서기야말로 최악의 공연문화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이번 위버스 줄서기는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전면 도입했다.
AI 보이스, 공연과 만나다
위버스콘 페스티벌에는 엄정화를 위한 ‘트리뷰트 스테이지’가 꾸려졌다. 가요계에 기여도가 큰 ‘대선배’를 위한 헌정 무대다. 2021년 신해철, 지난해 서태지를 위한 무대를 꾸렸고, 올해는 여성 아티스트의 선구자격인 엄정화를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 엄정화가 직접 공연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은 가운데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 그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미드낫’이다.
미드낫은 엄정화를 “지금도 계속해서 스스로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그녀”라며 ‘AI 보이스’를 섞어 엄정화를 소개했다. 엄정화 목소리를 AI로 흉내 낸 것이다. 미드낫은 AI 보이스를 이미 음원을 통해 공개했지만, 팬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AI 기술과 음악의 융합을 보여준 장면이다. 이날 미드낫은 데뷔곡 ‘마스커레이드’도 불렀다.
미드낫은 가수 이현의 또 다른 자아다. 스웨덴어로 자정을 뜻한다. 미드낫에는 하이브가 올초 인수한 오디오 기업 ‘수퍼톤’의 AI 기술이 적용된다. 남자인 미드낫이 부르던 노래가 갑자기 여자 목소리로 바뀔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기술 때문이다. 이른바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이다. 음악 컨셉 및 사운드에 어울리는 여성 음색을 만들고, 아티스트가 부른 구간에 합성해 최적화 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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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위버스 줄서기’와 함께 출시한 신규 서비스 ‘위버스 바이 팬즈’도 눈길을 끌었다. 나만의 공식 머치(Merch)를 원하는 대로 꾸며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번 공연에선 총 9개팀의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를 다양한 스타일과 크기로 구현했다. 리유저블컵·아크릴 스탠드·티셔츠 등 3개의 제품에 새길 수 있었다. 기존 ‘위버스 샵’에서 판매하는 기성품에서 ‘나만의 굿즈’로 꾸밀 수 있는 단계로 진화한 것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체험 서비스로 시작한 위버스 바이 팬즈는 올 하반기 다양한 라인업과 함께 정식으로 팬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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