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임원, 글로벌 본사·법인 요직 이동
韓 시장 럭셔리·전동화 전략 노하우 인정
한국, 벤츠 글로벌 판매 4위 시장 성장
본사도 한국시장 중요성 강조‥인사에 반영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와 글로벌 법인 요직을 한국법인 출신 인사들이 장악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 반도체 공급 대란, 글로벌 금리 인상 등 수많은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벤츠코리아의 성과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은 벤츠의 럭셔리·전동화 전략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곳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소비자는 까다롭고 트렌디하다. 업계에선 한국에서 성공한 마케팅 전략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한다고 얘기할 정도다. 최근 벤츠는 한국법인 출신 임원들을 독일 본사와 미국 법인으로 승진 발령했다. 까다로운 한국시장을 공략한 경험과 노하우를 인정하고 이를 선진 시장에도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벤츠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는 토마스 클라인 사장은 오는 7월부터 독일 본사 승용 부문 제품 관리·판매 총괄로 자리를 옮긴다. 한국 대표로 부임한 지 2년 반 만에 승진해 본사로 이동하는 것이다.
전임 대표였던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미국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실라키스 사장의 전임자였던 브레타 제거 사장은 현재 독일 본사의 마케팅·세일즈 총괄로 재직 중이다. 제거 총괄은 벤츠 승용 부문의 주요 의사 결정을 논의하는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국법인에서 고객서비스를 총괄했던 김지섭 전 부사장은 지난 5월 미국 법인 고객서비스 부문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벤츠 그룹 내 한국인 중에서는 '총괄급'으로 승진한 첫 번째 사례다.
과거 벤츠는 선진시장 담당자를 한국법인으로 내려보내는 하향식 인사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법인 주요 임원을 거쳐 독일 본사나 미국 법인으로 승진 이동하는 상향식 인사 기조가 뚜렷해지는 추세다.
지난해 벤츠 판매량을 보면 한국은 단일 시장 기준 글로벌 4위다. 중국, 미국, 독일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됐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사상 첫 8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고 7조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벤츠 E클래스는 중국을 제외하면 글로벌 시장 중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S클래스 판매량은 전 세계 2위, 마이바흐는 3위다.
국내 시장 기준으로 봐도 벤츠의 성과는 돋보인다. 지난해 벤츠의 내수 판매는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국내 생산하는 대중 브랜드보다 앞섰다. 게다가 한국은 제네시스라는 토종 프리미엄 브랜드가 강세인 시장이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 럭셔리카 시장에서 성과를 확인한 벤츠는 지난해 본사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파견해 한국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도 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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