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정치 그날엔]대통령 형님 겨냥했던 한나라당 55인

시계아이콘01분 5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2008년 총선, 한나라당 소장파 성명
이상득 국회부의장 2선 후퇴 요구
나경원 비판했던 국민의힘 초선과 차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향후 일체의 국정 관여 행위를 금해야 한다.”


2008년 3월 23일 한나라당 공천자 55인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공성진, 차명진 등 한나라당 소장파 정치인들이 주도한 이날 성명은 총선 판도에 격랑을 일으켰다.


제18대 총선을 불과 보름여 앞둔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현직 대통령(이명박)의 친형을 향해 2선 후퇴를 종용한 여당 소장파의 단체행동은 친이계(친이명박계) 의원들도 참여했다.


2008년 4월 제18대 총선은 한나라당 압승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선거였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2개월 만에 치르는 선거. 한나라당은 과반 의석 달성은 물론이고, 전체 의석 3분의 2를 넘보는 압승을 기대할 정도였다.


[정치 그날엔]대통령 형님 겨냥했던 한나라당 55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강진형 기자aymsdream@
AD

문제는 한나라당 공천을 둘러싼 내분이었다. 이상득 부의장의 선거개입을 우려하는 ‘형님 공천’ 논란은 한나라당을 사분오열로 인도했다. 공멸의 위기 앞에서 한나라당 공천자 55인이 힘을 모았다. 소장파를 중심으로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 한나라당 55인 성명을 친이계 내부의 파워게임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있었다. 이상득 부의장과 이재오 의원의 정치적인 힘겨루기가 사태의 본질이라는 해석이다.


성명에 참여한 의원 중에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이 있었지만, ‘이상득 vs 이재오’ 대결 구도는 본질을 빗겨 난 해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형님 공천 논란에 제동을 걸지 않을 경우 제18대 총선에 애를 먹는 것은 물론이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큰 어려움으로 이어질 것이란 충정에서 행동에 나선 것이란 반론이다.


“이대로 가면 과반 의석 목표가 물거품이 되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 우려된다.”


[정치 그날엔]대통령 형님 겨냥했던 한나라당 55인 2019년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강변에 고드름이 맺혀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한나라당 소장파 55인 성명은 청와대를 향한 고언(苦言)을 담고 있었다. 총선을 앞두고 여당 내부에서 청와대를 비판하고, 대통령 형님의 용퇴를 권유하는 것은 정치적인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


15년 전 한나라당 소장파 성명이 정치사에 각인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시 성명을 둘러싼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왔지만, 정당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다수였다. 여당 내부의 자정 기능을 보여주는, 역동성을 상징하는 징표로 인식됐다는 얘기다.


최근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성명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보수 패널 중 한 명인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25일 KBS의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 “(초선 의원들이 성명에서) 나경원을 축출해야 될 어떤 정치인으로 묘사를 했지 않습니까? 나는 그거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우리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서 열심히 뛰어야 할 초선 의원들이 할 일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초선 의원들이 개혁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권력에 편승하려는 태도를 보인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정치를 길게 보라는 당부의 메시지가 녹아 있다.


[정치 그날엔]대통령 형님 겨냥했던 한나라당 55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불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2008년 3월 23일 한나라당 55인 성명 이후 상황은 어떻게 전개됐을까. 대통령 형님은 불출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상득 부의장은 한나라당 후보로 포항시 남구·울릉군에 출마해 69.6% 득표율로 당선됐다.


정치인 이상득에게 다시 정치의 길이 열린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이와 달랐다. 이상득 부의장은 2008년 총선을 끝으로 공직 선거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나라당 공천 파동은 결국 선거의 먹구름으로 이어졌다. 한나라당은 18대 총선에서 153석을 얻으며 과반 의석을 달성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과반 의석을 턱걸이했다는 자성론이 번졌다.


당연히 압승할 것으로 예상했던 제18대 총선이었는데,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특히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에서 의석을 잃었다는 게 뼈아팠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총선 다음 날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선거 결과와 관련해 이런 반응을 보였다.


AD

“겸허하게 수용하고 낮은 자세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공천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이 민심에 반영돼 표로 돌아왔다.” “겸손하고 또 겸손해져야 한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