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관여하는 이란인, 표적될 것" 경고
이란 전쟁개입 증거 계속 나와…논란 확산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 일대에서 러시아군에 자폭용 무인기(드론) 사용법을 교육하던 이란인 교관들을 제거했다고 밝히면서 이란의 전쟁개입 논란이 다시금 확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쟁에 개입하는 이란인들은 가차없이 제거하겠다고 경고하는 가운데 이란은 전쟁개입 논란이 커지면서 러시아에 드론 기술이전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오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이날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크림반도에서 러시아군에 드론 사용법을 교육하던 이란인 교관들을 제거했다. 테러리스트에 협력하고 우리나라 파괴 행위에 참여하는 자들은 죽일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전쟁에 관여하는 이란인은 추가로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안팎에서는 이란 교관들이 크림반도에 파견됐다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사망했다는 첩보가 나오기는 했지만, 고위관료가 공개적으로 해당 사실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군 점령지인 크림반도에서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소속 교관들이 러시아군 장병에게 문제의 드론 사용법을 가르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닐로우 서기는 우크라이나군이 구체적으로 몇 명을 어떤 경위로 살해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10여명 정도의 이란인 교관이 제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스라엘 언론인 예루살렘포스트는 우크라이나 국가저항센터의 집계를 인용해 이란인 교관이 10명 이상 살해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닐로우 서기는 "이란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적 없다고 우기고 있지만, 이런 것들은 사용법을 배우기 전에는 날릴 수가 없다"며 "현대 세계에서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다. 모든 것이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러시아를 지원 중인 이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지난달부터 이란제 자폭드론 '샤헤드-136'을 우크라이나에서 광범위하게 사용 중이며 서방에서 '전쟁범죄 무기'로 비판 받고 있다. 해당 드론은 약 40㎏ 폭발물을 싣고 목표물에 부딪쳐 피해를 준다. 폭발력이 크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정확도를 앞세워 우크라이나 기간시설물에 큰 피해를 주고 민간인도 폭사시키고 있다.
이란당국은 전쟁 개입 여부를 강하게 부인하며 해당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예 이란제 드론의 생산기술을 러시아에 이전하려고 러시아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러시아와 이달 초부터 드론 기술 이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자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드론 생산기술 이전을 대가로 핵무기 기술을 러시아에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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