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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기업] 변협과 6년째 싸우는 리걸테크 '로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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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기업] 변협과 6년째 싸우는 리걸테크 '로톡' 서울 서초구에 설치된 로톡 광고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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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대한변호사협회(변협)과 갈등하고 있는 온라인서비스 업체 로톡(Lawtalk)은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국내 리걸테크(Legaltech·법률 기술 산업) 시장의 싹을 틔운 주인공이기도 하다.

법률 시장 접근성 낮춰 흥행 몰이

로톡 서비스는 2012년 설립된 '로앤컴퍼니'가 2014년 시작했다. 플랫폼에 등록된 변호사의 활동 연혁, 전문 분야, 실적 등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변호사를 골라 상담 서비스를 받는 방식이다. 전화 상담, 플랫폼을 통한 짧은 영상상담 혹은 사무실을 방문한 면담 상담까지 세분화된 옵션을 갖췄다.


로톡은 서비스 런칭 이후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2019년 140억원, 2021년 230억원 규모의 시리즈 B·C 투자를 유치했고, 같은 해 약 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에 '예비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로톡의 누적 방문자 수는 3070만명에 달하며, 누적 법률상담 건수는 약 74만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연간 추정 수임 거래액은 4700억원에 육박한다.


로톡의 흥행 비결은 소비자의 법률 시장 접근성을 높인 데 있다. 소비자가 판결 사례를 직접 찾아 이해하기 힘들고, 어떤 법률 전문가가 자신의 사례에 적합한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 '정보 비대칭성'이 심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법률 소비자들은 불법 알선업자나 허위·과장 광고에도 취약한 위치에 있다. 반면 로톡은 회원 변호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각종 판례 및 해결 사례를 제공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소했다.


시장 기득권층과 충돌도 불가피

그러나 로톡이 모든 이들로부터 환영받은 것은 아니다. 로톡의 사업 모델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변호사 단체들은 사업 초기부터 로톡과 마찰을 빚어왔다. 2015년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로톡이 변호사법 규정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고발했으나 약 1개월 만에 무혐의 처리됐다. 변협 또한 2016년 9월 같은 혐의로 로톡을 고발했다. 이 때도 경찰은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변협은 이후로도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불법 알선, 과장 광고 혐의 등을 명분으로 로톡을 압박하려 했으나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현행 변호사법에 따르면 비(非)변호사가 변호사를 중개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로톡이 부분에 대한 법을 어겼다는 게 변협 등의 주장이다. 반면 로톡 측은 중개·알선 '수수료'가 아닌 순수한 '광고비'만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법률 브로커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뉴스속 기업] 변협과 6년째 싸우는 리걸테크 '로톡' 로톡은 자사 플랫폼이 알선, 중개를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게 아닌 광고비 만으로 운영되므로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사진=로톡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런 가운데 변협은 지난해 5월 협회 회칙의 변호사 광고 규정을 개정, '변호사가 아닌 자의 중개 및 광고·홍보에 참여하는 것을 규제'하기로 했다. 변호사의 로톡 이용을 방지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수는 기존 4000명에서 한때 1700명까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로톡을 이용하는 변호사 60명은 변협의 새 광고 규정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후 올해 5월 헌법재판소는 변협의 규정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일부 위헌 결정을 내린 상태다. 그러나 변협은 헌재가 합헌으로 인정한 일부 규정을 근거로 로톡을 이용한 협회 소속 변호사들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았고, 이로 인해 변협과 로톡 사이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로톡 측은 자사 플랫폼을 이용했다가 징계 처분받은 변협 소속 변호사들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로앤컴퍼니는 지난달 18일 낸 입장문에서 "변협이 로톡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변호사에 징계 처분을 내린 것에 강한 규탄의 뜻을 밝힌다"라며 "회원 변호사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끝까지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신범수 산업 매니징에디터 answer@asiae.co.kr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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