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새는 풀려났다(bird is freed)."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트위터 인수를 완료하며 본격적인 '머스크 표 SNS'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당초 예고대로 상장폐지를 신청하는 한편, 트위터 내에 '콘텐츠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위원회에서 퇴출 계정 복구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날 트위터 인수를 완료한 뒤 자신의 계정에 "새는 풀려났다, 즐겁게 지내자"라고 밝혔다. 새는 트위터를 상징하는 로고다. 그간 트위터의 발전과 자유를 막았던 요소들이 자신의 인수 이후 사라지게 됐다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먼저 머스크 CEO는 기존에 예고했던 대로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트위터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트위터 주식 거래는 중단됐고 11월 8일 상장폐지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장회사로 바뀔 경우 실적 공개 의무,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 등에서 벗어나면서 머스크 CEO가 원하는 대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전망이다.
앞서 머스크 CEO는 파라그 아그라왈 CEO,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자야 가데 최고법률책임자(CLO)도 해고한 상태다. 주요 외신들은 기존 경영진의 축출에 이어 당분간 머스크 CEO가 임시 CEO를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의 콘텐츠 정책도 손 대기 시작했다. 앞서 그는 과거 트위터의 콘텐츠 통제를 비판하면서 계정 영구 금지, 트윗 삭제 등의 조치에 신중해야 하고 계정 일시 중단이 낫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위터는 폭넓고 다양한 관점을 가진 콘텐츠 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인수 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원상 복구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콘텐츠 관리위 구성 이후, 이러한 수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트위터의 콘텐츠 관리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복구 문제 등을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월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폭력 선동 사유로 트위터에서 퇴출당했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를 환영하면서 "이제 제정신인 사람이 트위터를 소유하고 우리나라를 진심으로 혐오하는 극좌 정신병자와 미치광이가 더는 운영하지 않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트위터는 트위터에 너무 큰 피해를 준 봇(bot)과 가짜계정을 전부 없애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트위터는 작아지겠지만 더 나아질 것이다. 난 진실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머스크 CEO의 트위터 콘텐츠 정책 운용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잇따른다.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은 벌써 경고장을 보냈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유럽에선 새가 우리의 규칙에 따라 난다"면서 불법 콘텐츠에 벌금을 부과하는 디지털 서비스법을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 역시 전자정보기술부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플랫폼 소유자가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우리의 규칙과 법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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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머스크 CEO는 콘텐츠 정책 변화가 트위터의 광고 영업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전날 광고주들에게 구애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는 공개서한에서 "트위터가 결론 없이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지옥 풍경이 될 수 없다"며 법을 지키는 최고의 광고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광고주들에게 제안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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