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권 통계 이래 매수심리 역대최저
서울 아파트값도 10년만에 최대낙폭 등
하락장 깊어지며 매수심리도 갈수록 꽁꽁
주간 기준 전국 아파트값이 1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매매수급지수도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거래절벽이 심각한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매매수급지수도 통계치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매매시장의 한파가 갈수록 사나워지는 모습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6.0으로 지난주(76.9)에 이어 0.9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 5월 첫 주(91.1) 이후 24주 연속 하락세이자, 2019년 6월 둘째 주(76.0) 조사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권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을 웃돌았던 수급지수가 수직 낙하해 70선도 속속 붕괴하고 있다.
노원·도봉·강북구가 있는 동북권은 지난주(70.4)에 이어 이번 주 69.8을 기록하며 70선이 무너졌다. 부동산원이 수급지수 조사에 나선 2012년 7월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은평·서대문·마포구 등이 있는 서북권은 동북권보다 더 낮은 68.7을 기록하며 역시 70선 밑으로 떨어졌다. 2019년 7월 첫째 주(63.5) 이후 3년3개월여 만에 최저다.
용산·종로구 등이 있는 도심권도 이번 주 매매수급지수가 70.3을 기록하며 70선 붕괴를 눈앞에 뒀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은 지난주 81.5에서 이번 주 80.5로, 영등포·양천·강서·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84.2에서 83.2로 각각 하락했다.
아파트값 하락세도 가속하는 만큼 매매수급지수는 갈수록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로 매물이 늘어난 이후 그달 마지막 주부터 21주 연속 하락세다.
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7% 떨어졌다. 2012년 6월 11일(-0.36%)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구별로 노원(-0.41%)과 도봉구(-0.42%)가 0.4% 이상 떨어졌고, 성북(-0.37%)·서대문(-0.31%)·금천구(-0.30%) 등도 낙폭이 컸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지난주 -0.31%에서 금주 -0.38%로 낙폭이 커졌고, 강남(-0.20%)·서초구(-0.16%)도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급매물 위주의 하락 거래 발생과 매물가격 하향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추가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 경기 하락이 심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매수 관망세로 이어지며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0.39%)·인천(-0.41%)의 아파트값 낙폭도 가파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폭도 지난주 -0.28%에서 이번 주 -0.35%로 커졌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0.3%대의 하락률을 보인 것은 한국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지방 아파트값도 급매 위주만 거래되며 지난주(-0.17%)보다 하락폭이 커진 -0.21%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약세로 전국 아파트값은 0.28% 내려 역시 조사 이래 최대 하락했다.
한편 전세시장 역시 매물을 찾는 세입자보다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이 더 많은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0.0으로 지난주(81.7)보다 1.7p 하락해 2019년 7월 첫째 주(79.0) 이후 3년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았다.
부동산원은 "계속되는 금리인상 영향으로 신규 전세수요는 감소 중이고 재계약시에도 반전세·월세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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