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브레인 2022 국제 콘퍼런스
신재용 연세대 의대 교수
'한국 DTx의 현재와 미래'
"환자들이 DTx 잘 이해하고
생태계 내에 머무를 수 있게 해야"
기존 경제성 평가 방식 탈피도 주문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맞춤형 건강 관리 등을 통해 환자들이 자신이 의료 서비스 내에서 존중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환자들이 디지털헬스케어를 통한 통합적 의료이용 생태계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신재용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1일 오후 아시아경제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굿브레인 2022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국 DTx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 "많은 이들이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해 회의를 갖는 것은 얼마나 환자들이 생태계를 잘 이해하고 머무를지에 대한 것"이라며 DTx의 발전을 위해서는 환자중심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연 내내 강조했다.
이와 관련돼 그는 기존의 의료서비스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신 교수는 "대면심리상담이 주당 10만원의 비용으로 100의 효과를 주는 데 비해 DTx가 주당 1만원으로 30의 효과를 준다면 기존 치료가 효과 면에서는 우월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24시간 동안 전문화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비용 대비 효과성은 더 뛰어나다"는 예를 들었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 의료시스템은 기존 치료보다 대등하거나 우월하지 않으면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현재 DTx 산업의 환경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고도 짚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국내외 정부 기관들이 규제 정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디지털헬스케어에 뛰어드는 점은 향후 DTx 산업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자본 시장 전반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자원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텔라닥의 주가가 급락하고, MCIT 등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수가 지원 체계가 철회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신 교수는 DTx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 의료체계 내 '연착륙(소프트랜딩)'과 생태계 플랫폼 구성을 제안한 이유다. 연착륙을 위한 방안으로 신 교수는 미국의 '시골 보건소(Rural Health Clinic)'에서 원격진료가 기존 의료체계를 보완하면서 실제 당뇨 환자들의 당화혈색소 감소 등의 효과를 입증한 사례를 예로 들면서 "기존 체계에 한번에 편입되는 걸 추구하는 게 아니라 상대적인 틈새 시장(니치 마켓)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성 면에서도 단순히 의료적 효과나 비용 절감 효과만을 보는 게 아니라 불면증 증상 개선을 통해 회복되는 노동생산성 손실 등을 고려해 DTx가 가져오는 파급효과를 보다 실제적으로 봄으로써 연착륙을 이뤄내야 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 국민건강보험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DTx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DTx가 정말 의료 현장에서 쓰이기 위해서는 병원으로 쉽게 데이터가 들어와야 한다"며 "서로 다른 문법을 통합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들어 일반적인 처방 절차 내에서 DTx가 어떻게 잘 개입할 수 있을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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