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
매력적 투자처로 꼽아
포스코, 인니에 제철소 확장
SK3사, 롯데케미칼 등
수소 거점으로 동남아 점찍어
LG, 인니에 11조 프로젝트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미국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꾀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19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SK·현대자동차·롯데·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새로운 해외 공장 설립과 투자처 등으로 동남아시아를 꼽으면서 이들 정부 혹은 기업 간의 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대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젊고 인구가 많은데다 구매력도 올라가고 있는 지역이다. 동남아 지역은 주요 원자재의 매장량 또한 많아 공급망을 구축하고 생산과 수출, 소비까지 이뤄질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특히 포스코 그룹은 최근 인도네시아와 철강부터 배터리 소재, 철강, 건설에 이르기까지 그룹 내 주요 사업 대부분을 협력하고 나섰다. 포스코와 크라카타우스틸은 2026년까지 35억 달러(약 4조 6000억원)를 공동 투자해 크라카타우포스코에 제2고로와 냉연 공장을 새로 짓는다. 포스코는 2010년 고유 기술과 자본으로 해외에 처음으로 지은 카라카타우포스코 공장의 연간 조강량을 현재의 두 배 규모인 600만t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철강 협력’을 토대로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건설 사업에도 참여한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수행한 포스코건설 등 그룹사가 참여를 검토 중이다.
수소 분야의 동남아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SK머티리얼즈, SK에코플랜트, SK시그넷 등 3사는 말레이시아 최대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의 친환경 사업 자회사 젠타리와 함께 친환경 분야의 포괄적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수소 분야 사업에 방점을 찍고 SK머티리얼즈가 올 초 투자한 미국 8리버스의 기술을 활용해 말레이시아에서 블루수소 및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저장을 위한 CCS(탄소포집·저장)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삼성엔지니어링과 롯데케미칼, 포스코홀딩스도 지난 1월 SEDC에너지와 말레이시아 사라왁 청정 수소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제조업·공급망 중심지가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아세안의 인구는 약 6억 7000만명이며(2021년 기준) 20~54세 생산 가능 연령은 전체의 53.7%를 차지한다. 인건비가 저렴한 편인 데다 인재 수급이 쉽다. 생산시설을 동남아로 다변화하면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뿐 더러 공급망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과의 경제적 마찰 우려도 줄일 수 있다.
LG 또한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의 매장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위해 11조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에서 원광을 채굴해 제련과 정련을 거쳐 전구체-양극재-배터리셀 생산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벨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인도네시아에 대한 직접투자는 18억달러(약 2조346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트남에 집중되던 동남아 투자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다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들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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