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김유원…스타 출동, 여름밤의 클래식 음악 피서
클래식 레볼루션 2022, 올해 주제 멘델스존·코른골트
예술의전당 음악당 여름음악축제, 16개 개인·팀 공모 통해 선정
클래식 팬들의 마지막 여름 추억
8월은 클래식 음악계의 비수기였다. 휴가를 떠난 사람들이 많아 객석이 빌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제 냉방이 잘 된 공연장에서 듣는 시원한 라이브 음악은 최고의 피서 중 하나로 각광받는다. 8월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에서 잇단 음악축제가 마련된다. 풍성하게 차려진 무대는 가는 여름을 추억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먼저 8월 12일부터 21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 클래식 레볼루션 2022가 열린다. 2020년부터 바이올리니스트/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이 예술감독을 맡아 이번이 세 번째 축제다. 첫해는 베토벤, 작년에는 브람스와 피아졸라를 조명했고 올해 주제는 멘델스존과 코른골트다.
12일(금) 개막공연에서는 크리스토프 포펜이 지휘하는 경기필이 멘델스존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칸타타의 형식 안에 교향곡을 넣은 작품으로 성악진이 중요한 곡이다. 영국 초연 당시 이 작품 중 ‘Nun danket alle Gotte(이제 우리 모두 하느님께 감사드리자)’이 무반주 합창으로 울려 퍼지는 동안 청중이 하나 둘씩 기립해 작곡가에게 경의를 표했다 한다. 소프라노 황수미, 홍주영, 테너 김세일, 안양 시립합창단이 그날의 감동을 재현한다. 클라라 주미 강은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꼽히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를 협연한다.
13일(토)에는 이병욱이 지휘하는 인천시향이 멘델스존 ‘핑갈의 동굴 서곡’과 교향곡 3번 ‘스코티시’를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이혁이 협연하는 멘델스존 협주곡 2번도 관심을 끈다.
14일에는 부산시향 상임지휘자 최수열과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멘델스존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과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멘델스존 2중 협주곡을 협연한다.
15일에는 두 차례 공연이 예정돼 있다. 2시에는 아레테 콰르텟과 룩스 트리오, 김태형(피아노), 이지혜(바이올린), 박경민, 장윤선(비올라), 문태국(첼로), 조정민(더블베이스)이 멘델스존 현악 4중주 2번과 코른골트 피아노 3중주 D장조, 멘델스존 피아노 6중주 D장조를 연주한다. 5시에는 아레테 콰르텟, 룩스트리오와 김선욱(피아노), 크리스토프 포펜, 클라라 주미 강, 이지혜(바이올린), 박경민(비올라), 문태국(첼로) 등이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1번, 현악 8중주, 코른골트 피아노 5중주를 들려준다.
차웅이 지휘하는 한경아르떼필은 17일 코른골트의 대표적인 영화음악인 ‘로빈 후드 모음곡’, ‘바다 매’와 ‘신포니에타’를 연주한다. 18일에는 정주영 지휘 원주시향이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코른골트 ‘헛소동’ 등 셰익스피어 작품을 주제로 한 곡을 들려주고 첼리스트 문태국이 코른골트 협주곡을 함께 연주한다. 윌슨 응과 서울시향은 19일 코른골트 교향곡을 연주하고 이지윤 협연으로 코른골트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멘델스존 협주곡 1번을 협연하고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를 연주하는 김선욱 지휘 KBS교향악단의 20일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21일 피날레는 소프라노 황수미와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가 장식한다. 품위있는 가창과 정평있는 반주로 ‘노래의 날개 위에’ 등 멘델스존의 대표적인 가곡들과 코른골트의 3개의 가곡을 선보이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음악애호가들의 피서지,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클래식 레볼루션이 끝나면 8월 24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작년 탄생해 올해가 2회째로 공공극장 예술의전당이 제작사, 기획사, 매니지먼트사와의 상생을 도모하며 추진한 축제다.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와 협업으로 출연진을 정하고 음악당 내 모든 공연장을 활용해 닷새간 릴레이 음악회를 선보인다.
두 개 극장에서 사흘간 진행했던 작년 축제에 비해 규모가 커졌다. 오프닝과 피날레를 장식하는 지휘자 김유원,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비올리스트 신경식을 비롯해 16개 개인 및 단체 참가팀은 모두 공모로 선정됐다. 김유원은 2018년 프린세스 아스트리드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한 재원이다. 김유원이 이끄는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세계무대에서 활약 중인 우리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아우크스부르크 필하모닉 악장 신정은이 콘서트마스터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밤베르크 필하모닉의 지상희와 마르세유 오페라 오케스트라 악장 김다민이 부악장으로 나섰다.
경기필하모닉 제2바이올린 수석 김예원이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제2바이올린을 담당한다. 미네소타 세인트폴 챔버 오케스트라 부수석 심효비(비올라)와 호퍼 심포니커 수석인 현영필(첼로), 그리고 KCO의 조재복(베이스)도 수석으로 참여한다. 카라얀 아카데미 출신의 김세현(플루트)과 한이제(오보에)가 각각 수석을 맡고 미네소타 세인트폴 체임버의 수석 김상윤(클라리넷)이 작년에 이어 함께한다. 과천시향 수석 장현성(바순), 마인츠 필하모닉 종신 부수석인 김재형(호른) 등이 관악 섹션을 책임진다.
24일 오프닝 콘서트에는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즈’와 신경식이 협연 힌데미트 비올라 협주곡, 그리고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이 연주된다. 28일 클로징 콘서트에서는 김동현이 협연하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R.슈트라우스의 돈 후안,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을 선보인다.
콘서트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지휘자 박강현이 이끄는 앙상블 스페스(25일)와 클라리넷 조성호, 플루트 유지홍, 오보에 고관수, 바순 이은호, 호른 주홍진이 결성한 뷔에르 앙상블 (26일), 그리고 다국적 음악가들이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는 누리 콜렉티브 (27일)가 연주한다.
IBK챔버홀에서는 여성 기타리스트 한은과 허유림이 결성한 기타 듀오 보티 (24일)의 공연에 이어 색소포니스트 브랜든 최(25일)가 무대에 선다. 자매 하피스트 황리하와 황세희의 하프시스(26일)와 박유신, 이원해, 현영필, 조민석 등 4명의 첼리스트가 함께하는 For Cellos (27일), 바로크 시대의 황금기를 담은 비올라 다 감바(송윤지), 리코더(이효원), 바이올린(이정수), 하프시코드(이승민)이 모여 만든 도미누스 바로크(28일)의 무대까지 풍성하다.
리사이틀홀에서는 첼리스트 문웅휘(25일), 아벨 콰르텟의 첼리스트 조형준과 바이올리니스트 박수현의 그랜드 듀오(26일), 피아니스트 오연택(27일), 에스메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하유나(27일), 첼로와 가야금이라는 독특한 조합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첼리스트 김 솔 다니엘 (28일)이 함께한다.
인춘아트홀에서는 여성 작곡가들의 곡들로 특화된 공연이 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유은, 피아노 정다슬, 작·편곡 배승혜의 비욘드 뮤직(26일)을 시작으로 바이올리니스트 노예리를 주축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엄희원, 비올리스트 장희진, 첼리스트 김하영의 시엘 앙상블 (27일), 피아니스트이자 작·편곡가 에드윈 킴과 바이올리니스트 소재완, 첼리스트 신호철의 수츠(Suits)(28일) 등 다양한 앙상블이 준비되어 있다.
한편 21~25일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리는 랑데부 드 라 무지크 페스티벌도 주목할 만하다. 피아니스트 김혜진이 음악감독을 맡은 축제로 21일 ‘파리의 미국인’, 23일 ‘한줄기의 빛’, 24일 ‘선구자들’, 25일 ‘여름날의 환상’을 각각 주제로 한 다양한 작곡가와 편성의 참신한 작품들을 들을 수 있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첼리스트 이정현, 플루티스트 조성현, 클라리네티스트 김상윤 등 연주진도 화려하다. 휴가의 달에서 음악의 달로 변신한 8월,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아보자.
류태형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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