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부동산업체 헝다 파산위기에 가상화폐 시장 '충격'
전문가 "헝다그룹발 위기 전염…가상화폐 즉시 매도해야"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그룹발 충격이 가상화폐 시장을 휩쓸고 있다.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가 고조되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가 7%가량 폭락했다.
21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오전 11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7% 하락한 4만2859달러에 매매되고 있다. 오전 9시 30분에는 4만달러를 찍으며 한때 12% 폭락하기도 했다.
이더리움은 6.3% 내린 3025달러에, 도지코인은 5.8% 하락한 21.1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은 19일 4만8700달러까지 상승한 후 4만7000달러 대를 유지했지만 지난 24시간 동안 낙폭을 키우며 7% 가량 떨어졌다.
이 같은 가상화폐 가격 하락은 중국 헝다그룹 파산설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 최대의 부동산 업체인 헝다그룹이 실제로 파산한다면 이에 따른 투자자 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날 위험이 있어 전 세계 자본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헝다그룹 위기는) 금융 시장에 더 확대된 변동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록펠러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의 지미 창 CIO는 "중국의 경제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헝다그룹발 중국 경제 위기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전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날 전 세계 증시는 헝다그룹발 충격에 흔들린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19%(330.06포인트) 급락한 14713.90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폭락이다.
홍콩 항셍지수는 3.3% 급락했고, 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가 2.11% 떨어졌다.
미국의 유명 투자자문가 짐 크레이머는 CNBC 방송에서 헝다그룹 위기로 가상화폐 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이미 수익을 낸 투자자들은 지금 즉시 매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상화폐가 주류로 편입될 잠재력은 있다"면서도 "지금으로서는 헝다그룹발 위기가 전염되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손실도 불가피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대표적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화폐와 연동한 코인)인 테더를 발행하는 테더사가 헝다그룹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헝다그룹이 파산할 경우 테더사도 헝다그룹발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테더를 이용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걸쳐 테더발 위기가 전염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크레이머는 "테더가 폭락한다면 가상화폐 시장 전체가 폭락할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지금 매도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라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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