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송유관 피해 이어
세계 최대 정육업체 JBS
호주·북미 작업장 일부 중단
백악관 "러 해커들 공격" 발표
하루 멈추면 美 소고기 생산량 4분의 1 사라져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권재희 기자]세계 최대 정육업체 JBS SA가 러시아발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호주와 북미 일부 작업장 운영이 중단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앞서 미 최대 송유관 업체가 랜섬웨어 공격으로 공급이 끊긴지 불과한달 사이 벌어진 일로, 주요 공급망이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라질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정육업체 JBS SA가 러시아 해커집단으로부터 랜섬공격을 받았다고 미 정부에 통보했다. JBS SA는 이번 공격으로 호주와 북미 일부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다만 JBS SA는 미국 내 84개 생산시설 중 이번 공격으로 가동을 중단한 곳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캐나다에 있는 일부 공장 역시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은 "JBS SA 측이 러시아에 기반한 해커들로부터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고 알려왔다"며 이를 확인 발표했다. 이어 백악관이 JBS SA에 대한 지원에 나섰으며 농무부도 대응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문제로 백악관이 직접 러시아 정부와 연락해 협력하고 있다"며 "연방수사국(FBI)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국토안보부(DHS) 산하 사이버·인프라 보안국(CISA)이 해킹 피해 복구를 위해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농무부는 다른 육류 가공 업체들로 피해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공급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 기반을 둔 JBS SA는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멕시코, 영국 등 전 세계 약 20여개국에 육류가공시설을 둔 세계 최대 육류 가공업체 중 한 곳이다.
이 회사가 가진 영향력을 감안해 볼 때 이번 공격으로 인한 복구작업이 장기화 될 경우 육류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으나, JBS SA는 빠른 시일 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JBS SA는 "현재 해킹으로 인한 공급망 정상화 중에 있으며 다음날이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단 하루라도 문을 닫을 경우 미국의 소고기 생산량의 약 4분의 1이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 농무부는 전날 미국 정육업체들이 소 9만4000마리를 도축했는데 이는 전주 대비 22%,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한 양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돼지는 전주 대비 20%, 전년동기대비 7% 감소한 39만마리가 도축됐다.
앞서 지난달 7일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 파이프 라인이 해커단체 ‘다크사이드’의 랜섬웨어를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미국에서는 휘발유 대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JBS SA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도 주요 육류공급망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공격으로 이미 치솟고 있는 고기값의 상승을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의 고기값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악천후 및 공장가동률 저하 등의 문제로 상승한 바 있다. 미 농무부는 올해 소고기 가격은 1~2%, 닭고기는 1.5%, 돼지고기는 2~3% 가량 인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최대 송유관업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커집단의 표적이 된지 불과 한달도 채 되지않아 JBS SA가 공격을 받았다"며 "해커들이 원자재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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