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생산설비" 공격적 충원
4년만에 임직원수 2배늘어
일하고 싶은 기업 1·3위에 올라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국내 양대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몸집을 2배 이상 불리면서 폭풍 성장 중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언택트) 사업이 특수를 누리면서 더욱 날개를 달았다. 인력이 곧 생산설비와도 같은 IT기업들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개발자를 비롯한 각종 분야의 인력 충원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4년 만에 2배 커졌다
26일 네이버와 카카오의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두 회사 모두 지난 4년 동안 임직원 수가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임직원 수(계열사 포함)가 1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의 자회사를 포함한 카카오공동체의 임직원수는 1만644명이다. 이는 2016년 5159명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공동체의 임직원은 2017년 5832명, 2018년 7275명, 2019년 8601명 등 매년 평균 20%씩 증가했다.
네이버 임직원의 경우 라인을 포함했을 경우 1만5000명 수준이었지만,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으로 라인의 임직원 수는 제외됐다. 2020년 기준 네이버의 계열사를 포함한 임직원 수는 6100명이었다. 네이버 역시 2016년 기준 3400명에서 80% 가량 인력이 늘었다. 네이버 임직원 역시 2017년 4000명, 2018년 4800명, 2019년 5000명으로 매년 평균 10% 넘게 증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비대면 여파를 타고 쇼핑, 콘텐츠, 핀테크 등 각종 사업이 성장하면서 올해 들어서도 인재 충원 경쟁에 나섰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채용문을 닫은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1명도 뽑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현재 세 자릿수 규모의 역대급 채용에 돌입했다. 네이버는 지난 4일부터 상반기 개발자 채용에 나섰고, 올해 개발자만 900명을 뽑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본격화한 네이버웹툰 역시 지난 20일 신입 채용에 돌입했고, 이날부터 세 자릿수 규모의 경력 개발자를 채용한다. 카카오도 다음달 3일까지 서비스·비즈, 테크 등 분야에서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모집한다.
인재가 곧 ‘생산설비’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사업을 무한 확장하면서 생산설비격인 개발 인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성과를 달성한 두 회사는 올해 1분기 역시 네이버는 매출 1조5300억원·영업이익 2891억원, 카카오는 매출 1조2009억원·영업이익 1480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됐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IT기업들에게 개발 인력은 생산설비와 비슷한 의미"라면서 "제조업의 경우 자동화가 됐지만, 아직 까지 IT기업의 개발자 업무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사업을 급격하게 확장하면서 인재를 계속 충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위상이 달라진 점도 이들의 몸집 불리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구인구직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3270명을 대상으로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카카오(16.9%)가 삼성전자(11.7%)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3위는 네이버(6.1%)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재들을 묶어두기 위한 각종 당근책을 마련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직원 평균 연봉은 지난해 1억원을 넘었다. 네이버는 최근 3년 간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전직원에게 지급하는 보상안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 "과거 2030세대가 안정적이고 탄탄한 기업들을 선호했다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중요시한다"면서 "게다가 IT산업이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젊은 인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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