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 발간
"코로나19 영향, 메르스·사스보다 커"
사태 장기화 때 자산가격 하락 가능성 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비슷한 논지 펼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호텔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때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류석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호텔시장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긴 잠복기간과 강한 전염력, 지역 감염사례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 기간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류 연구위원은 "과거 사스나 메르스의 경우 확산세가 발병국 및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한정돼 영향력이 제한적이었으나 코로나19는 세계적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 더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과거 2015년 메르스나 2003년 사스 사례 때보다 글로벌 인구 이동이 적극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 근거다. 실제 국내 여행객의 34%를 차지하는 중국인은 1월 31일 기준 입국자 수가 9506명으로 1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입국자수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여기에 이달 10일 기준 한국민의 자국 입국 금지 조치 등을 취한 국가는 총 109개국에 달했다.
류 연구위원은 또 "코로나19는 전염력이나 글로벌 확산 속도가 과거 사스 및 메르스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에 따라 객실이용률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단기 관광객 감소로 호텔업종 영업실적도 악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분석에 따르면 사스 사태 당시 객실이용률은 전년 대비 8.6%포인트 감소하고 객실당 수입은 21.4% 줄었다. 메르스 사태 때는 객실이용률이 4.8%포인트 줄었고, 객실당 수입은 8.9% 감소했다. 여기에 코로나19의 감염 전파 속도나 영향력 등을 고려했을 때 더 큰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달 10일 기준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전세계 기준 11만3702명, 한국 기준 7513명에 달해 메르스(2494명·186명)나 사스(8096명·4명)를 뛰어넘었다.
이 중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떨어지는 1~3등급 하위 등급 호텔들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호텔 등급이 낮을수록 객실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다만, 5성급 이상 특급 호텔들 역시 사태 장기화에 따른 충격을 피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률 하락과 거래 감소로 호텔 자산가격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 민간소비 둔화 시 수익률 하락은 자산가격으로 직결된다. 2012년 이후 숙박시설 공급이 지속됐다는 점도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2018년 기준 국내 관광숙박시설 규모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1800만㎡로 2012년 이후 지속 증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또한 최근 비슷한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황규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호텔업 업황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의 단체여행 통제, 우리나라의 중국인 입국자 일부 제한 및 우리나라에 대한 다른 국가의 여행 제한 등 과거 유사 사례 때보다 글로벌 인구 이동이 적극적으로 제한되고 있어 호텔업계가 입을 충격은 과거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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