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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봐 홈 TV] '고쳐서 100년 산다'… '장수명 주택'을 가다
최종수정 2019.10.15 17:20기사입력 2019.10.15 17:20

지난달 입주 시작한 '세종 블루시티'… 116가구 장수명 주택 '양호' 등급 이상
기둥식 구조로 지어져 자유로운 공간 활용… 배관 교체도 용이해 녹물 염려 없어
1인 가구부터 신혼부부, 3인 가구, 노년 가구 등 다양한 생활양식에 맞춘 시범주거 전시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10년 넘으면 구축, 30년 넘으면 철거 후 재건축 대상. 우리나라 아파트는 30년만 지나면 배관에서 녹물이 흘러나오고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 등 어느새 수명이 30~40년으로 정해져버린 느낌입니다. 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 정부에서는 '100년 주택'을 내걸고 장수명 주택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25일, 세종 다정동에 장수명 주택 실증단지인 '세종 블루시티'가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LH주택토지연구원 주거복지연구실장이신 박지영 박사와 함께 장수명 주택이란 어떤 곳인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세종 블루시티는 세종2-1생활권 M3블록 가온마을9단지에 공급되는 13개동 108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입니다. 10년 임대 후 분양으로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인데요. 이 중 전용면적 59㎡ 116가구는 장수명 주택 '양호' 등급 이상을 획득했습니다. 장수명 주택은 구조체를 튼튼히 지어 오랫동안 갈 수 있도록 하고, 방 구조나 설비 배관 등은 쉽게 고쳐 오래 쓸 수 있도록 하는 주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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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높은 가변성의 비밀은 건축 구조에 숨어있습니다. 기존의 '벽식 구조' 아파트는 바깥 외벽뿐만 아니라 가구 내의 벽체까지 모두 콘크리트로 튼튼하게 지어져서 가구 구조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장수명 주택은 라멘 구조, 무량판 구조 등의 '기둥식 구조'로 지어졌습니다. 기둥식 구조는 가구 내부에는 고정된 벽체가 없이 건식 벽체로만 지어집니다. 기존의 콘크리트 벽체처럼 물을 사용해 만드는 '습식 벽체'가 아니기 때문에 조립과 해체가 쉽습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둥식 구조가 아닌 벽식 구조 건축이 선호되는 것은 결국 비용 문제 때문입니다. 벽식 구조에 비해 기둥 구조는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는데요. 이번에 지어진 장수명 주택은 기존 주택 대비 3~6% 수준의 비용만 늘어나도록 지어졌습니다. 반면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 등의 유지·보수 만으로도 주택 성능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100년간의 생애주기비용(LCC)를 감안하면 오히려 12~19%의 비용 절감이 나타난다는 게 한국주택토지공사(LH)의 설명입니다.


건식 벽체를 활용하면서 생긴 또 다른 장점은 배관의 점검·교체가 쉽다는 점입니다. 최근 입주한 지 30년이 넘은 재건축 대상 아프트에서 재건축 사유로 꼽는 것 중 하나가 노후 배관의 녹물입니다. 일부 단지는 실제로 재건축 요구 집회 장소에 녹물을 들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기존 주택은 배관 점검구 등 정비공간이 협소하고 습식 벽체를 모두 부수고 수리해야 해 유지 관리가 힘듭니다. 반면 장수명 주택은 사람이 들어가 작업하기에 넉넉한 정비공간을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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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존의 욕실 배관은 가구 아래, 즉 아랫집 천장에 설치됐는데요. 우리 집 배관을 고치는 과정에서 아랫집에 물이 새기도 해 이웃간 갈등을 낳기도 했습니다. 장수명 주택은 이 역시 해결했습니다. '층상벽면배관'을 활용해 욕실 벽면에 배관을 넣어 손쉽게 배관 공사를 가구 내에서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배관소음도 5㏈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 실제로 시범주거시설에 마련된 6개 가구들을 돌아보며 장수명 주택이 어떻게 각자의 생활 양식에 맞게 바뀔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볼 집은 '2030 리빙노마드'입니다. LH는 이번 장수명 주택을 만들면서 10년 후 '미래의 생활양식 변화를 고려한 가변형 설계 공모'를 진행했는데요. 대상 수상작인 '2030 함께 성장하는 집'과 최우수상을 탄 리빙노마드 주택 설계가 실제로 구현됐습니다. 리빙노마드와 성장하는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이동식 벽체입니다. 이 주택들에는 기둥형 구조의 특징을 살려 별도의 공사 없이도 직접 손으로 밀거나 리모컨 조작으로 벽을 이동시킬 수 있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손님이 왔을 때 게스트룸을 확보할 수도 있고, 재택근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10년 후에 맞춰 집 안에서 오피스와 멀티룸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했습니다.


[봐봐 홈 TV] '고쳐서 100년 산다'… '장수명 주택'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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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측주방형'과 '거실확장형', '침실통합형', '부분임대형'은 각 가정의 생활 양식에 맞춰 장수명 주택이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를 각각의 가구에 구현해두었습니다. 변화의 핵심은 안방과 거실 외의 2개의 작은 방입니다. 우선 남측주방형은 보통 북쪽에 위치하는 주방을 작은 방 2개와 위치를 맞바꿔 볕이 잘 드는 남쪽으로 옮겼습니다. 신혼부부나 유아기 자녀를 두어 방이 많이 필요 없으면서도 가족 간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은 경우를 상정해 만들어진 주택입니다.


그리고 자녀가 좀 더 자라난 3인 가구 중 아이가 활동할 공간이자 가족이 함께하는 소통공간이 필요한 경우를 위해 작은 방 중 1개를 거실과 합쳐 거실확장형 주택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녀가 좀 더 자라나면 다시 작은 방 하나를 거실이 아닌 또 다른 작은 방과 합쳐 자녀용 큰 방 하나를 만드는 침실통합형 주택도 전시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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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부분임대형 주택도 현재 변화하고 있는 주택 시장 트렌드를 반영했습니다. 최근 노인 부부만 거주하는 경우 남는 방에 청년을 임차인으로 들여서 함께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경우 막상 생활하다보면 서로의 생활이 겹치면서 다소 껄끄러워진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수명주택은 작은 방 2개의 공간을 완전히 다른 세대로 분리해 원룸처럼 꾸미는 공사를 손쉽게 할 수 있어 이러한 우려를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


박지영 박사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재건축ㆍ리모델링 사업이 용적률을 높여 사업비를 마련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며 "장수명 주택을 많이 공급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수명 주택을 직접 보고 싶으신 분들은 15일부터 장수명 주택 방문 견학 신청을 받으니 직접 관람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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