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음성 인식 방식으로 결제 외 다른 대화들도 나눌 수 있어
[아시아경제 이재익 기자] “안녕하세요. 브니예요.” “이제부터 결제에 집중, 방해하지 않을게요.”
28일 오후 롯데월드타워 31층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매장에 설치된 인공지능 결제 로봇 '브니'는 편의점을 찾은 고객들에게 인사하며 결제방법을 안내했다. 고객들은 브니의 안내에 따라 물건 바코드를 찍고 완료 버튼을 누른 뒤 체크카드를 이용해 결제를 순식간에 끝냈다. 아직까지 현금 결제가 안되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귀여운 북극곰의 모습을 한 인공지능 로봇인 브니는 결제 안내 외에도 여러 대화 기능이 들어가 있었다. 재미있는 얘기를 해달라고 하면 피식 웃을 수 있는 간단한 유머를 말해줬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말하면 “스트레스 해소에는 매운 음식이 최고”라며 불닭볶음면을 추천했다.
브니는 5살 난 아기 북극곰으로 엄마를 찾아 한국까지 오게 됐다는 배경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오른손에 올려 놓은 삼각김밥은 브니의 친구로 ‘바바리(밥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브니의 이름은 세븐일레븐의 마지막 글자인 ‘븐’을 풀어쓴 것이다.
“환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라며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문의도 “반품 문의는 앞에 있는 직원 호출 버튼을 누른 뒤 문의하세요”라고 척척 답했다. 주류를 살 때는 직원이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에 신호를 보내 성인 확인 단계를 거쳤다.
세븐일레븐은 브니 설치를 통해 매장 직원들이 물건 발주나 청소 등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날도 손님들이 결제를 진행하는 동안 직원은 상품 진열 등 다른 업무를 하고 있었다.
브니는 카드와 함께 '핸드페이'(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결제시스템)를 통해서도 결제할 수 있다. 정다원 점장은 “롯데월드타워 안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가운데 열 명 중 한명 정도로 주로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핸드페이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브니의 친근한 이미지와 함께 ▲인공지능(AI) 커뮤니케이션 ▲안면인식 ▲이미지·모션 센싱 ▲감정 표현 ▲스마트 결제 ▲POS시스템 ▲자가진단 체크 등 7가지 핵심기술을 접목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였다.
AI 학습 기반의 대화 기능으로 문자음성 자동변환(TTS) 기술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 지원이 가능하다. 자기소개, 상품 및 서비스 안내, 일상 대화 등 상황 별 발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상황 시나리오는 약 1000여개다.
안면인식 기능을 통해 고객의 얼굴을 기억하고 재방문 시 맞춤형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 3m 내 객체와 사물을 인식할 수 있으며 고객 동의하에 인증 과정을 거치면 안면 정보를 검출, 기억한 후 추후 재방문 인사와 안내를 수행할 수 있다. 향후 기술 보완을 거쳐 단골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프로모션 제공으로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 및 사물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위치에 따라 시선을 움직여 상황 별 접객 서비스와 고객 동정을 살필 수 있는 이미지·모션 센서도 탑재됐다. 출입문과 연동돼 고객 방문 시 자연스럽게 시선을 틀어 인사와 함께 맞이하게 했다. 또한 고객 결제나 각종 대화 시 친근감을 주기 위해 하트, 웃음, 당황 등 7가지 3D 감정 표현 기능도 담았다.
이재익 기자 o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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