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기준으로 하는 PSR
2016년 이후 PER과 방향성 달라져
두 지표 괴리 보일 때 PSR 설득력 높아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현재 한국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저평가된 상태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PSR(주가매출비율)로 본 것인데 주가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때 이 지표가 더 신뢰성이 있다는 평가다.
2일 SK증권에 따르면 2016년 2분기 이후 PSR와 PER(주가수익비율)의 방향성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2~2016년까지는 두 지표가 상관관계 0.73을 기록하며 동반 상향 흐름을 보였으나 2016년 이후 PSR은 상향, PER은 하향 흐름을 보이며 방향성(상관관계 -0.69)을 달리 했다. PSR와 PER는 계산 시 함수에서 시가총액이라는 분자는 동일한데, 분모에 PSR은 매출액이, PER는 순이익이 산입돼 결과값이 달라진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주로 PER 관점에서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을 평가하는데 PER과 PSR이 괴리를 보이는 시점에서는 PSR이 주가에 대한 설득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PSR 관점에서 보면 한국 증시는 저평가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2016년 이후 코스피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PSR와 PER의 방향성이 달라진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연결 기준 매출액(금융회사 및 분할합병회사 제외)은 2012년 이후 크게 늘지 못했다. 2012년 1776조원이던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다 2015년 1639조원, 2016년 1645조원으로 오히려 감소했고 2017년 1823조원으로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1~2015년까지 90조~100조원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가 2016년 121조원, 2017년 157조원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 연구원은 "최근 몇 년 간 국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는 매출액 증가에서 온 것이 아닌 비용 통제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높임으로써 가능했다"며 "매출액 성장 없는 이익률 개선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증시 밸류에이션을 평가하는 PER, PBR(주가/주당 순자산가치), PSR 등의 지표는 절대적인 기준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닌 과거 추이와 현재를 비교해 상대적인 높낮이를 평가한 것이다. 하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추이를 보면 PER와 PBR 모두 역사적 평균을 하회해 국내 증시가 저평가 돼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지만, PSR를 보면 역사적 평균을 상회한다"고 짚었다. 이어 "최근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PSR도 하락해 비싸다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저평가 상태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라고 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코스피 PER 값을 내보면 PSR과 같은 상향 흐름을 보인다"며 "두 기업의 PER 절대값이 낮아 전체 증시에서의 PER가 왜곡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코스피 기업들은 저평가 상태라고 보기 힘들다"라고 했다.
그동안은 PER를 기준으로 한 국내 증시에 대한 저평가 분석이 주를 이뤘다. 대신증권은 앞서 PER 기준으로 글로벌 증시(MSCI AC World Index)의 12개월 선행 PER가 16.33배인 반면, 한국 증시는 8.76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47.7%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저평가된 주요 원인으로는 경제·산업 구조 차이(12.7%p), 기업 지배구조(12.7%p), 낮은 배당성향(10.2%p), 지정학적 리스크(10.2%p) 등이 꼽혔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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